박현주 회장 "주택難 발상의 전환 필요…용산에 임대주택을"

주택공급난 타개법 도심 소형 주택 공급
부동산에 집중된 가계자산 수정 필요
  • 등록 2021-02-03 오후 5:29:18

    수정 2021-02-03 오후 5:46:42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주택) 공급 측면에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용산에 공원 대신 임대주택을 지어야 한다.”

박현주 미래에셋대우(006800) 회장은 3일 미래에셋대우 유튜브 채널 스마트머니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미국과 제201차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 합동위원회를 열고 11개 미군기지와 용산기지 2개 구역 등 모두 12개 기지를 넘겨받았다. 정부는 이 부지를 활용해 오는 2027년까지 300만㎡ 규모 국가공원을 만든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박현주 회장은 “한국에 땅이 없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그렇지 않다”며 “종로만 봐도 2~3층 건물이 많다. 또 서울 시내에 공원을 그렇게 많이 안 만들어도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북한산, 도봉산, 청계산이 가까운 데다 도심에 부족한 꽃과 나무는 도로 등으로 확대하면 된다는 설명이다.

박현주 미래에셋대우 회장
박 회장은 “용산에 고층의 15~20평 임대아파트를 지으면 어떨까”라며 “긴급한 주거문제 해결을 위해 임대주택을 짓는게 났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정부와 공기업이 가진 골프장에 임대주택을 지어서 트램으로 연결하면 어떨까?”라고 아이디어를 추가로 제시했다.

일각에서는 용산에 고층 공급 시 임대료가 오르고 원주민이 내쫓기는 ‘젠트리피케이션’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 회장은 “임대주택을 의무화하면 되는 게 아닌가?”라며 “나도 젠트리피케이션은 절대 반대다. 사람이 공존하는 게 좋다고 본다. 하지만 지금은 공존을 안 하는 모델을 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그는 도심에 15~20평대 아파트를 많이 공급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직장인들의 ‘직주근접’ 문제가 해결돼야 사회가 발전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박 회장은 “집과 직장이 가까우면 개인 생활을 할 시간이 만들어지고 이를 활용해서 똑똑해질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 질 것”이라며 “그런데 (직장과 집이 멀어) 차 안에서 왔다갔다하면서 시간을 소비하는 일이 하루 이틀도 아니고 계속된다는 건 참 불행한 일”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부모가 물려준 시골집을 제외하면 1주택자라고 소개했다. 박 회장은 “회사가 (센터원) 빌딩을 샀지만, 아파트를 사는 펀드는 못 만들게 했다”며 “우리가 투기를 조장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돈을 벌겠지만, 이 일을 미래에셋이 하면 안된다고 판단했다. 금융회사가 아파트를 사서 매매차익을 누리는 건 너무 탐욕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대신 부동산 펀드를 만들 때 공급에 관한 거라면 할 수 있게 했다. 그는 “공급은 많은 사람에게 기회 주는 거니까 좋은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박 회장은 부동산에 치중된 자산배분을 다시 한번 고민해볼 때라고 짚었다. 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 정책이 쉽게 완화하지 않을 거라는 전망도 내놨다. 박현주 회장은 “현재의 부동산 부자가 10년 후엔 부자가 아닐 수 있다”며 “리스크가 상당히 증가하고 있다. 부동산을 많이 가진 이들이 자산 배분하기에 좋은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어 “부동산을 너무 낙관적으로 보지 말라”며 “안정적인 데이터센터나 물류센터 투자 상품에 투자하는 게 더 안정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박 회장은 해외 투자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현재도 1년에 200~300개 정도의 (해외 기업) 거래를 직간접으로 참여한다는 박 회장은 “해외에서 투자할 때 적당히 이렇게 해서 내가 사겠다는 건 위험한 것”이라며 “확실하게 법률적인 게 보장돼야 한다. 만약에 어떤 정부가 ‘너희가 잘못한 거다. 법을 어긴 거다’라고 한다면 (거래가) 무효화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법적인걸 유기하지 말아야 한다”며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단순하게 커피 한잔 마시고 실수하고 이런 게 아니다. 자기 자산을 해외(부동산에) 투자했다가 치명적인 실수를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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