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하반기 각각 2%P, 2015년 하반기 1.5%P, 2016년 상반기 1.5%P까지 개소세 인하 정책이 있었다. 이번에 이뤄진 개소세 인하 정책은 얼어붙은 소비 심리를 겨냥했다.하지만 서민의 기대와는 정 반대로 향하는 분위기이다. 그래서인지 자동차 업계도 일부 업체만 빼고 반응은 시큰둥하다. 특히 서민들은 더위에 부채질이 아닌 오히려 군불을 때는 증상으로 느껴질 정도다.
올 상반기 국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3.1% 감소한 76만711대다. 국산차 판매량은 감소하는 반면 수입차 판매량은 증가하는 추세다. 수입차 판매량은 올 상반기 작년 동기에 비해 18.6% 증가한 14만109대가 판매됐다.
개소세 인하는 차량 구입 부담을 줄인다. 하지만 과연 서민을 위한 정책인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개소세 인하에 가장 수혜자가 누군지 생각해 보면 답이 금방 나온다.
먼저, 값이 싼 경차나 주로 생업에 이용되는 승합차, 화물차는 이미 개소세 면제 대상이다. 아울러 서민들이 주로 사는 중고차는 아예 혜택이 없다. 자동차 구매는 부동산 구입과 같이 목돈이 필요한 품목이라 소비자들은 신중하게 구매를 결정한다. 생업을 위해 화물차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더욱 그렇다. 몇 천 만원에서 몇 억을 호가하는 화물차 구매 고객은 일시불로 차를 구매하지 않는다. 길게는 60개월 할부로 구매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음으론 모든 차에 동일한 감세율이 적용된다. 개소세 인하 정책은 누진세가 아니라 천 만원짜리 차를 사던 1억짜리 고급 세단을 사던 같은 비율의 감세 혜택을 받는다. 개소세 인하 정책은 비싼 차일수록 혜택이 큰 정책이다. 2000만원짜리 국산차를 구입하면 43만원 정도 세금 할인이 되지만 1억짜리 차를 구매하면 200만원 이상의 혜택이 부여된다. 비싼 차를 구입하는 사람들에게 혜택이 더 부여되는 소득역진적인 정책이다. 따라서 BMW, 벤츠,포르쉐 같은 고가 수입차 업체가 혜택을 볼 가능성이 크다.
마지막으로 정부가 갑작스럽게 발표한 정책이지만 현대기아 같은 대기업은 이미 사전에 내용을 알고 마케팅까지 준비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정책이 나온 당일 발빠르게 대처했다. 정부 대책이 나오자마자 2시간 만에 가격표를 수정하고 영업전선에 배포한 것은 현대기아차다. 하지만 국내 다른 자동차 업체들은 발표 당일은 정확한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다음날이나 이틀이 지나고 나서 수정된 가격표를 내놓았다.
이에 대해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갑작스러운 경기 활성화 발표였는데 2시간만에 현대기아차는 가격표를 수정하고 추가 프로모션까지 준비해 보조자료와 영업 일선에 자료를 내놨다”며 “결국 문재인정부 관료 대부분이 기존 대기업 지원책 내놓기에 익숙했던 사람들이라 똑같은 일을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개소세 할인 정책은 결국 조삼모사라며 잠재 고객 당겨쓰기 밖에 안 된다”며 현대기아를 제외한 나머지 자동차 업체들은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개소세 인하는 ‘빛 좋은 개살구’다. 친서민 정책도 아니고 그렇다고 장기적으로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는 정책도 아니다. 그야말로 단기 땜방식 보여주기 정책이다. 누진세를 적용해 세금 감면의 차이를 두고, 노후차 소유자가 신차를 구매할 때 지원 비율을 따로 산정하고, 친환경차에 더 많은 지원과 생계형 차량 구입자도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정책 보완이 시급해 보인다. 국민의 세금을 제대로 쓰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그래야 세금이 눈먼 돈이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