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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동원F&B(049770)는 지난달 제주테크노파크 용암해수센터와 김·해조류 육상 양식 기술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동원F&B는 제주도 용암해수를 이용한 김 스마트 육상양식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제주도 용암해수는 지하 150m 깊이 암반에서 추출한 물로 마그네슘, 칼슘 등 광물 성분이 풍부하고 수온이 연중 16℃ 정도로 일정하게 유지된다.
동원F&B의 김 육상 양식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양반김’을 생산하는 동원F&B는 국내 김 점유율 1위 기업이다. 회사 관계자는 “40여년 간 축적한 동원의 R&D 역량과 용암해수를 접목할 것”이라고 했다.
대상(001680)과 풀무원(017810)도 김 육상 양식에 공을 들이고 있다. 대상은 지난해 김 육상 양식 기술 개발 연구를 시작했고 20억원 가량을 투자할 예정이다. 풀무원은 2021년 기후 변화에 대비해 육상 김 양식 기술 개발을 시작했다. 충북 청주시의 풀무원기술원에서 육상 양식 김을 매달 10㎏ 이상 생산 중이다. 자사 비건 인증 레스토랑인 ‘플랜튜드’에서 육상 김을 활용한 메뉴를 선보이기도 했다. 앞으로 군산 새만금 수산식품 수출가공 종합단지에 ‘육상 김 연구개발(R&D) 센터’도 구축할 예정이다.
김 육상 양식은 큰 수조인 ‘생물 반응조’(바이오리엑터)에 바다와 동일한 김 생육 환경을 조성해 원초를 재배하고 수확하는 방식이다. 바다와 달리 ‘갯병’ 등 병해의 위험이 적고 사계절 생산이 가능하다. 앞으로 국내 김 양식업 발전여부를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깊어지는 김 수급 대란…정부도 검은 반도체 낙점
업계가 이처럼 김 육상 양식에 진심인 이유는 해외를 중심으로 최근 김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어서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김 수출액은 6억 3697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35% 늘었다. 수출량도 3% 증가해 2만 2509t을 기록했다. 김은 지난해 수산식품 최초로 수출 1조원 달성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이처럼 수요는 급증하고 있는데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불균형은 국내 김 가격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실제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김의 도매가격은 속당 1만 880원으로 평년대비 73.6%, 전년대비 58.4% 높은 수치다. 지난 4월에는 김 도매값이 전년대비 80% 이상 치솟기도 했다.
정부도 김을 전략 자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해양수산부는 지난달 31일 ‘김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김을 육상과 먼바다에서도 양식해 내년 생산량을 1000만속 늘리는 것이 골자다. 해외 수출 명칭도 ‘GIM’으로 통일하고 김 등급제 등 고품질로 국제 경쟁력도 높이기로 했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지속적인 영양 공급 등 수조에서 김을 양식한다는 것은 생각 이상으로 어려운 일”이라면서 “당장의 수익보다도 고품질 제품 등 미래 투자 차원에서 진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