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바로투자證 사는 카카오, IB 부문만 인수 유예 왜?

카카오페이 통해 바로투자증권 인수 추진
“IB보다 리테일 통해 시너지 도모”
  • 등록 2018-10-15 오후 5:12:44

    수정 2018-10-15 오후 5:12:44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카카오가 자회사 카카오페이를 통해 바로투자증권을 사들여 증권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바로투자증권의 핵심인 투자은행(IB) 부문은 당분간 신안그룹이 주도하기로 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년간 신안에서 바로투자증권 IB 부문 맡기로”

15일 IB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가 바로투자증권 IB 부문 경영에 당분간 관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해진다. 현재 카카오페이는 바로투자증권 지분 60%를 인수하기로 결정,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을 거치고 있다. 지난 2008년에 설립한 바로투자증권은 신안그룹 계열사인 신안캐피탈이 지분 100%를 가지고 있다.

신안그룹 관계자는 “바로투자증권의 핵심은 IB”라며 “다만 카카오 측에서 증권업 리테일 부문을 원하고 있다. 신안과 카카오의 니즈를 고려해 카카오 측에서 바로투자증권 IB 인수에 대해 1년간 유예기간을 줬다”고 말했다. 실제 바로투자증권의 작년 573억원의 영업수익 가운데 수수료수익이 468억원에 달하고 순수수료 수익 중에서도 금융자문 수수료가 391억원 수준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신안그룹 사업에서 바로투자증권이 기업금융을 도맡아 왔던 점을 고려하면 IB 수익 또한 신안 측에서 일부 가져가려 하는 것”이라며 “애초 신안그룹에서 바로투자증권을 사들인 이유도 IB 자문 수수료를 고려해서다. 카카오에서 신안캐피탈 지분을 모두 사들이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종합부동산개발 기업인 신안그룹은 1960년 철강회사를 모태로 20여개 계열사를 거느리는 중견기업이다. 2000년에 조흥은행으로부터 현재의 신안저축은행을 인수해 금융업에 진출했고 2001년에는 강관업체 휴스틸을 인수하면서 급성장했다. 이렇듯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세를 빠르게 넓혔던 만큼 저축은행과 캐피탈, 증권사 IB 등은 신안그룹 사업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

카카오 “IB 주도권만 넘겼을 뿐…경영권은 인수”

카카오 측에서는 IB 부문 인수 유예에 대해 부인하면서도 IB 사업 주도권은 바로투자증권에 맡기기로 했다고 전했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바로투자증권 인수 완료 후 경영권은 카카오페이가 갖게 된다”며 “바로투자증권은 카카오 자회사가 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카카오페이 측은 “IB 부문은 바로투자증권의 기존 인력이 뛰어난 전문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체제 그대로 사업을 운용하도록 했다”며 “바로투자증권이 기업금융 부문에서 잘 해왔던 만큼 현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준 것”이라고 말했다.

즉 바로투자증권 경영권은 가져오되 IB 부문 운영은 바로투자증권 현 경영진에 맡기겠다는 말이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바로투자증권과 새롭게 만들어나갈 영역은 리테일”이라며 “카카오와의 시너지도 리테일 쪽에서 도모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카카오는 이번 바로투자증권 인수를 통해 카카오페이 손익구조를 개선할 방침이다.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면 카카오톡에서 주식 거래와 펀드 투자상품 구입이 가능해지도록 해 수익성 있는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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