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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청장은 2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경찰의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받아들여 달라지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할 때”라며 “보편적 시민정신에 입각해 일하는 것이 민주·인권 경찰로 나아가는 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는 이날 민 청장에 대한 ‘적격’ 의견을 담은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여야는 전날 열린 경찰청장 인사 청문회에서 드루킹 수사와 문재인 대통령의 사적 관계 등을 두고 일부 공방을 벌였지만 후보자 개인의 업무 성과나 도덕성에 있어 큰 이견을 보이지 않고 청문회를 마쳤다.
민 청장은 이날 오후 4시 30분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후 경찰기념공원을 찾으며 첫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취임식 단상에 올라선 민 청장은 “취임식 전 순직하신 선배·동료들을 모신 경찰 기념공원에 다녀왔다”며 “얼마 전 순직한 영양경찰서 고(故) 김선현 경감이 떠올라 가슴이 먹먹했다. 평생 경찰로 살았던 생의 마지막 순간이 어떤 마음이었을지 헤아려봤다”며 말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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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정책과 제도를 새롭게 펼쳐 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경찰의 근본’을 한 번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며 “어떤 가치와 지향점을 가지고 일하느냐는 물음에 15만 경찰이 같이 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경찰관 개개인이 자긍심과 책임감을 가질 수 있도록 경찰 조직을 ‘통제하는 일터’가 아닌 ‘존중하는 일터’로 바꿔 나가겠다”며 “청장인 저부터 권위를 내려놓겠다. 지휘관의 존재 이유를 격려하는 것에서부터 찾겠다”고 강조했다.
민 청장은 마지막으로 “경찰 조직은 현재 역사적 기회를 맞고 있다. 기회는 항상 위기를 동반하기 마련이다”며 “그 어느 때보다 변화에 대한 도전과 용기가 필요한 상황에서 혼신을 다해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경찰청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전남 영암 출신인 민 후보자는 신북고와 경찰대 4기를 졸업한 1988년 경찰에 입직했다. 경찰청 혁신기획단 업무혁신팀장과 수사구조개혁팀장, 기획조정담당관, 국민안전혁신추진 TF팀장 등을 거치며 검·경수사권 조정과 경찰개혁 관련 업무를 주도했다. 조직 내 전략·기획통으로 꼽히며 치안감 승진 1년 만에 치안정감까지 올랐다.
민 청장은 강신명(경찰대 2기) 청장 이후 두 번째 경찰대 출신 경찰청장으로 김대중 정부가 임명한 이무영 청장(1999~2001년) 이후 17년 만에 호남 출신 경찰청장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