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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220여개 단체와 각계 저명인사 등으로 구성된 ‘제주 4·3 제70주년 범국민위원회(범국민위)’는 3일 오후 4시 3분부터 43분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403 광화문 퍼포먼스’ 행사를 진행했다.
전문 연극배우와 일반인 등 총 403명이 참가한 이번 퍼포먼스는 4·3 희생자들의 영혼이 깨어나 광화문에서 시민들과 만난다는 내용으로 이뤄졌다. 양윤호 영화감독과 류성 연극연출가 등이 기획·연출을 맡았다.
오후 4시 3분이 되자 종소리가 울리며 퍼포먼스가 시작됐다. 세종문화회관과 광화문 교보빌딩 앞 등 광화문광장 인근에 죽은 사람처럼 누워 있던 잿빛 영혼들이 엉거주춤 일어나기 시작했다. 403명의 영혼들은 ‘아아’하는 목소리를 내며 터덜터덜 광화문광장으로 집결했다. 70년 전 잃어버렸던 목소리를 찾은 영혼들의 행진에 지나가던 시민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시선이 모였다. ‘애기동백꽃의 노래’가 광화문광장에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내 이름은! 내 이름은! 유아람!” 목소리를 찾은 영혼들은 잿빛 셔츠를 벗어던지며 자신의 이름을 부르짖었다. 목소리에 이어 이름까지 되찾은 영혼들은 태평소와 장구, 꽹과리 소리에 맞춰 흥겹게 춤을 추기 시작했다. 한바탕 춤을 춘 영혼들이 한 명 한 명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 앞에 설치된 추모공간까지 걸어가 각자 흰 국화를 헌화하면서 43분 간의 퍼포먼스는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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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퍼포먼스를 관람한 시민들도 뜻깊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학생 이서윤(27)씨는 “광화문광장을 지나가다가 공연하고 있는 모습을 봐서 신기해서 끝까지 지켜봤다”며 “침묵속에 진행되는 퍼포먼스를 보며 이제까지 잊고 살았던 제주 4·3사건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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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에서부터 광화문광장까지 헌화하러 왔다던 강민(85)씨는 “이제까지 학교에서 역사를 가짜로 배워왔다”며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진실을 지금이라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방동규(83)씨도 “아무리 말살하려고 해도 진실은 살아있다”며 “제주 4·3사건에 대한 교육을 학교에서도 꾸준히 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