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맨이 반한 유머 감각? 김정은 "대통령 새벽잠 안설치시게…"

  • 등록 2018-04-27 오후 2:28:24

    수정 2018-04-27 오후 2:28:24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e뉴스 장영락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측 NSC(국가안전보장회의)라는 다소 민감한 주제로도 문재인 대통령에게 농담을 건네는 등 회담이 시작된 이후 여러 차례 유머 감각을 과시하고 있다.

27일 오전 9시30분 직접 걸어서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은 김정은 위원장은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도중 “문 대통령께서 우리 때문에 국가안보회의(NSC)에 참석하시느라 잠을 많이 설쳤다는데, 새벽에 일어나시는 게 습관이 됐겠다”며 농담을 꺼냈다.

김 위원장은 “대통령께서 새벽잠 설치지 않도록 내가 확인하겠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도 “김 위원장께서 특사단이 갔을 때 선제적으로 말씀해주셔서 앞으로 발뻗고 자겠다”고 화답했다.

김 위원장의 농담은 문 대통령 대북특사단이 지난달 방북해 김 위원장에게 전한 이야기의 화답 성격이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이날 오전 비공개로 진행된 평화의집 사전환담 자리에서 이같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이처럼 집권 초기 내부 숙청 과정 등의 소식이 알려지면서 부정적인 이미지로 각인됐던 것과 달리, 이날 김 위원장은 여러 차례 청중의 웃음을 유도하는 발언으로 분위기를 누그러뜨리는 의외의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군사분계선에서 문 대통령과 처음 만나 북측으로 넘어와보라는 ‘깜짝 제안’으로 초반부터 이목을 집중시킨 김 위원장은 생중계로 진행된 초반 환담 자리에서도 이야기 중 농담을 섞는 등 시종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평양냉면을 소개하면서 “멀리서 가져온 평양냉면…”이라고 표현하다, “아, 멀다고 하면 안되겠구나”라는 자책을 덧붙여 자리에 있던 이들의 웃음을 유도했다. 또 문 대통령이 화답사 도중 꺼낸 “10년 동안 못 다한 말들, 충분히 나눠보자”는 말에 여유있는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과거에도 해외인사와의 특이한 인연으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특히 미국 프로농구(NBA) 스타 출신이 데니스 로드맨과의 친분이 유명하다. 로드맨은 방북 후 “김정은은 독재자가 아니라 좋은 사람”이라는 감상을 밝혀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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