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증권사 대표까지…선행매매 불신 결자해지해야

이진국 하나금투 대표 자본시장법 위반 조사
"인사권자 수사에 임직원 협조되겠냐" 비판
의혹 남지 않게 철저한 진상규명 이뤄져야
  • 등록 2021-02-03 오후 5:16:07

    수정 2021-02-03 오후 5:16:07

[이데일리 유현욱 김성훈 기자] 지난해 10월 서울 영등포구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장.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을 요청받은 하나금융투자 소속 연구원(애널리스트) 최모씨는 나타나지 않았다. 다른 이슈에 묻혀 최씨 행방에 관심을 둔 이는 전혀 없었다.

하나금투는 당·정·청이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뉴딜펀드에 대해 비판적인 보고서를 올렸다 돌연 삭제해 외압에 휘둘렸다는 논란의 중심에 섰다. 야당은 진상을 파악하겠다며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이진국(사진) 하나금투 사장을 불러들이겠다고 호통을 쳤다. 그러다 애널리스트를 소환하는 것으로 수위가 낮아지더니 슬그머니 이마저 없던 일이 됐다. 전후 사정을 알 법한 이들은 “비밀입니다”라며 입을 다물었다.

넉 달 가까이 지난 일을 끄집어낸 이유는 하나금융지주(086790)와 하나금투가 문제를 대하는 방식을 집약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모자 관계의 두 회사는 사건을 축소하고 은폐하는데 모든 역량을 쏟는다.

지난 2019년 9월 처음 외부에 알려진 하나금투 리서치센터 선행매매 사건도 마찬가지로 흐지부지된 사건 중 하나다. 하나금투는 개인 일탈로 치부하며 선긋기를 하더니 ‘미꾸라지 한 마리가 흙탕물을 튀기면서 리서치명가 이름에 먹칠을 당해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대표가 선행매매 의혹에 휘말렸다. 구속된 애널리스트와 같은 혐의로 금감원 조사를 받은 끝에 검찰 통보까지 이뤄졌다.

이 대표는 주주총회 의장이자 이사회 멤버로서 내부통제 체계 및 운영실태 점검결과 보고의 건, 내부통제시스템 평가결과 보고의 건, 내부통제규정 개정 등을 심의·의결한 장본인이다. 그런 이 대표가 내규는 물론 자본시장법을 어겼을지 모른다니 그동안 쌓아올린 노력이 모두 허사가 될 판이다. ‘고양이(위규 행위자)에게 생선(내부통제)을 맡겼나’하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자본시장의 근간은 신뢰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사건이 업계 전체에 대한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사안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애널리스트에 이어 내부통제의 최종 책임자인 대표까지 선행매매 의혹에 휩싸였으니, 이런 게 오랜 증권업계 관행으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식투자 열풍에 증시로 속속 발을 담그는 주린이(초보 주식투자자)에게 금융투자업계에 대한 불신을 심어줄 수 있다.

그런 면에서 검찰로 넘어간 이번 사건은 의혹이 남지 않게 철저하게 수사해야 한다. 하나금투는 물론이고 지주사인 하나금융지주도 예전처럼 축소하고 은폐하기 보다는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여전히 인사권을 틀어쥔 이 대표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상황에서 임직원이 향후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기 어렵지 않겠냐는 지적에도 귀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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