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투는 당·정·청이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뉴딜펀드에 대해 비판적인 보고서를 올렸다 돌연 삭제해 외압에 휘둘렸다는 논란의 중심에 섰다. 야당은 진상을 파악하겠다며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이진국(사진) 하나금투 사장을 불러들이겠다고 호통을 쳤다. 그러다 애널리스트를 소환하는 것으로 수위가 낮아지더니 슬그머니 이마저 없던 일이 됐다. 전후 사정을 알 법한 이들은 “비밀입니다”라며 입을 다물었다.
넉 달 가까이 지난 일을 끄집어낸 이유는 하나금융지주(086790)와 하나금투가 문제를 대하는 방식을 집약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모자 관계의 두 회사는 사건을 축소하고 은폐하는데 모든 역량을 쏟는다.
그런데 이번에는 대표가 선행매매 의혹에 휘말렸다. 구속된 애널리스트와 같은 혐의로 금감원 조사를 받은 끝에 검찰 통보까지 이뤄졌다.
이 대표는 주주총회 의장이자 이사회 멤버로서 내부통제 체계 및 운영실태 점검결과 보고의 건, 내부통제시스템 평가결과 보고의 건, 내부통제규정 개정 등을 심의·의결한 장본인이다. 그런 이 대표가 내규는 물론 자본시장법을 어겼을지 모른다니 그동안 쌓아올린 노력이 모두 허사가 될 판이다. ‘고양이(위규 행위자)에게 생선(내부통제)을 맡겼나’하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그런 면에서 검찰로 넘어간 이번 사건은 의혹이 남지 않게 철저하게 수사해야 한다. 하나금투는 물론이고 지주사인 하나금융지주도 예전처럼 축소하고 은폐하기 보다는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여전히 인사권을 틀어쥔 이 대표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상황에서 임직원이 향후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기 어렵지 않겠냐는 지적에도 귀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