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전 '삼성특검' 때도 강행한 '사장단 회의' 취소(상보)

휴가 기간 제외하고 매주 열리던 삼성 사장단회의 돌연 취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영장 실질심사 앞두고 긴박한 움직임
  • 등록 2017-01-17 오후 6:19:48

    수정 2017-01-17 오후 6:43:45

전동수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 사장(오른쪽에서 세번째) 등 삼성 사장단이 지난 11일 오전 수요 사장단회의를 마치고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을 나서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성세희 기자] 매주 수요일마다 열리던 삼성 수요사장단 회의가 이번 주 수요일엔 열리지 않는다. 이날은 이재용(49)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구속 전 피의자 심사(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는 날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17일 “18일 열리기로 예정된 삼성 사장단 회의를 오늘 오후 늦게 취소키로 했다”고 말했다. 삼성은 이날 오후 4시까지만 해도 사장단 회의를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삼성 사장단 회의는 매주 수요일 오전 8시부터 삼성그룹 서초사옥에서 약 1시간 동안 열렸다. 삼성은 하계·동계 휴가 일정이 있는 2주일을 제외하곤 매주 회의를 개최했다. 조준웅 특별검사팀이 2008년 삼성그룹 불법 승계 의혹으로 수사할 때에도 사장단 회의는 매주 수요일마다 열렸다.

삼성이 매주 열리던 회의를 돌연 취소한 배경에는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실질심사와도 무관치 않다. 서울중앙지법 조의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오는 18일 오전 10시30분부터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진행한다. 구속 여부는 오는 19일 새벽 무렵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삼성은 이 부회장을 향한 여론이 좋지 않은 점도 부담스럽다. 법원이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발부하지 않으면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주장하는 민심과도 어긋난다. 삼성이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급박하게 움직인다고도 볼 수 있다.

삼성이 갑자기 회의를 취소한 건 취재진이 몰리는 상황을 부담스러워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이날만 되면 삼성그룹 계열사 사장단이 모두 집합하는 자리라 수많은 취재진이 꼭두새벽부터 진을 치고 있다. 삼성은 이 부회장에 관한 질문이 쏟아질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삼성사장단 회의를 예정대로 강행하긴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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