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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창원 성산 정의당, 통영·고성 한국당 우세”
재보궐 선거를 일주일 앞둔 지난달 28일, MBC경남이 리얼미터에 의뢰해 26·27일 실시한 여론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4.4%)에 따르면 창원 성산은 민주·정의당 단일후보인 여영국 정의당 후보가 통영·고성은 정점식 자유한국당 후보가 오차범위 밖에서 앞선다는 결과가 나왔다.
창원·성산 거주 성인 505명을 대상으로 한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는 여영국 후보가 44.8%로 강기윤 자유한국당 후보(35.7%)에 9.1%포인트 앞섰다. 또 통영·고성 거주 성인 511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정점식 후보가 57.2%로 양문석 민주당 후보(29.7%)에 27.5%포인트 크게 앞서는 것으로 집계됐다. (자세한 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확인)
창원 성산은 권영길, 고(故) 노회찬 의원을 당선시킨 진보 강세지역이며, 통영·고성은 전통적 보수 텃밭으로 분류된다. 특히 통영·고성은 민주당이 지난 20대 총선에서 후보조차 내지 못해 한국당 의원이 무투표로 당선됐다. 여론조사 결과 역시 이와 다르지 않은 셈이다.
하지만 현장 분위기는 여론조사와 같지 않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특히 정의당 지도부는 창원 성산 지역에서 뚜렷한 보수결집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며 지난 1일부터 ’48시간 비상상황‘을 선포하는 등 위기감을 드러내고 있다. 점잖은 보수라는 평가를 받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한국당 지원 유세에서 고 노회찬 의원을 겨냥 “돈 받고 목숨 끊은 분”이라는 망언을 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라는 분석이다. 정의당 캠프관계자는 “한국당이 보수결집을 위해 모든 수를 쓰고 있는 게 눈에 보인다. 절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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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의 정치 전문가들은 여론조사 결과와 같이 창원 성산은 범여권 단일 후보가, 통영·고성은 한국당이 차지할 가능성을 높게 본다. 이는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 결과로 정치권에 미칠 파장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문제는 범여권 또는 한국당이 2곳을 모두 차지할 때다. 싹쓸이한 쪽은 확실한 순풍을 타게 되지만, 모두 잃은 쪽은 극심한 후폭풍을 감당해야 한다.
특히 민주당이 보수의 텃밭으로 여겨지는 통영·고성을 차지할 경우 문재인 정부 집권 3년 차에 확실한 국정 동력을 얻을 수 있게 된다. 보수층도 문재인 정부 국정 운영을 힘을 싣고 있는 것으로 볼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당은 황교안 대표체제가 심각한 타격을 받는 것은 물론 총선에 대비한 비상대책위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올 수 있다.
반대로 두 선거구를 모두 한국당이 차지할 경우 황 대표는 내년 총선 전까지 ‘탄탄대로’를 걷게 된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황 대표 체제의 강력한 세력결집이 가속화되는 한편, 당내 친황(친 황교안)파가 대거 형성돼 당을 장악할 것”이라며 “‘정치인 황교안’에 대한 우려를 씻어내 보수층에서 내년 총선까지 황 대표를 믿고 가자는 여론이 강하게 구축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정부여당은 전패 시 문재인 정부가 심판받았다고 해석될 수 있어 국정운영 동력 상실은 물론 21대 총선에도 적신호가 켜지게 된다. 특히 통영·고성에서 40%포인트 득표에 크게 못 미친 채 낙선할 경우 위기감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의당은 항상 강조했던 노회찬 정신은 물론, 원내교섭단체 회복도 물 건너가면서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21대 총선에서 민주당과의 단일화를 다시 언급하기도 어려워진다.
한편 창원성산에 출마한 이재환 바른미래당 후보의 득표율도 관심이다. 이 후보가 기대 이하의 득표율로 낙마할 경우 손학규 대표 체제의 타격은 물론 바른미래당도 크게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박 평론가는 “이 후보가 5% 이하로 득표할 경우 손학규 책임론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 반면 10% 이상이면 입지가 더 단단해질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