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빗썸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15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에 비해 9% 이상 하락하며 655만원대로 주저 앉았다. 지난 8월 중순 이후 단 한 차례로 무너지지 않았던 700만원선을 단숨에 깨고 내려갔다. 특히 달러로 거래되는 4대 거래소 시세를 평균한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은 11% 이상 추락하며 5640달러에 머물러 있다. 이는 지난해 11월11일 이후 12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가격 하락세는 알트코인에서 더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시가총액 2위를 지켰던 이더리움은 12% 이상 급락하며 3위로 밀려났다. 반면 9% 하락한 리플은 2위로 올라섰다. 그 외에도 비트코인캐시가 17% 가까이 급락하고 있고 이오스와 모네로, 라이트코인 등이 10% 이상 폭락 중이다.
이에 따라 시장 전체 시가총액 역시 최근 24시간만에 240억달러(원화 약 27조1920억원) 가까이 급감했다. 현재 시총은 1846억달러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이는 지난해 11월초 이후 역시 1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최근 닷새 연속으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뉴욕증시 침체가 동일한 위험자산인 암호화폐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토로(eToro)의 마티 그린스펀 선임 시장애널리스트는 “뉴욕증시에서 애플을 비롯한 기술주들에 매도공세가 몰린 탓에 기술주와 마찬가지로 위험자산이면서 향후 성장성이 가격에 높이 반영되고 있는 암호화폐로까지 불똥이 튀고 있다”고 풀이했다.
아울러 이날 시가총액이 낮은 일부 코인과 토큰이 큰 폭으로 추락한 것을 감안할 때 최근 이더델타(EtherDelta) 창업주를 기소한 뒤 대규모 벌금과 부당이득 환수 조치를 취했던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한 ERC-20 토큰에 대해 규제 칼날을 세울 것이라는 우려가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문제는 암호화폐 가격이 쉽사리 반등세를 보이긴 어려울 것이라는 점이다. 이날 비트코인은 지난 2014년 12월 이후 근 4년만에 처음으로 단기 이동평균선이 장기 이평선을 아래로 뚫는 `데드 크로스(dead cross)`가 발생할 상황에 처했다. 50일 이평선이 200일 이평선을 하향 돌파할 상황인데, 이는 약세장으로의 본격 진입을 의미하는 신호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일단 지난 6월 저점인 5700달러에서 반등이 가능할 것인지를 확인한 뒤 저가 매수에 가담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