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과의 전쟁` 나선 중국…연초 `최악의 디폴트사태`(종합2보)

1분기에만 7개 기업 9건 회사채 디폴트
철강-석탄-시멘트 등 전통산업에 집중돼
  • 등록 2017-04-03 오후 4:01:27

    수정 2017-04-03 오후 4:01:27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부채(=빚)와의 전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정책 탓에 올 1분기 중국내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진 회사채가 역대 최대수준까지 치솟고 있다.

올 석달간 중화학·건설업종서 9건 디폴트…역대 최대수준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들어 1분기중에 중국내 7개 기업이 발행한 총 9건의 회사채가 역내에서 디폴트에 빠졌다. 이는 지난해 연간 29건의 디폴트가 있었던 걸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큰 규모라는 걸 알 수 있다. 이는 중화학공업이나 건설 등 전통산업에 의존하고 있는 중국의 낡은 경제모델을 과감하게 바꾸겠다는 정부의 개혁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지난해말부터 채권시장에 대한 유동성 공급을 줄임으로써 한계상황에 처한 기업들을 정리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9건의 디폴트 가운데 4건이 중국 북동부의 소위 `러스트 벨트`로 통하는 랴오닝성에 있는 철강과 석탄업체라는 점이 이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다롄기계공구그룹은 올해 5월과 7월, 2019년 1월 만기 회사채 3종에서 디폴트를 냈다. 공구산업은 기업 숫자가 너무 많아 합병 등이 절실한 상황이다. 철강 대기업인 동북특수강그룹과 산수수니집단, 중국 도시건설투자그룹, 중국 병 제조업체 주하이 중푸 엔터프라이즈, 건설회사인 내몽골베룬그룹, 화성장취안그룹 등도 디폴트에 빠졌다.

리우 동량 중국 초상은행 선임애널리스트는 “재무적으로 취약한 기업들은 채권을 발행할 수 없어 현금흐름에 더 압박을 받을 수 밖에 없는 만큼 디폴트 증가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점치면서 “시장금리가 오르고 있는데다 현재 회사채에 붙은 리스크 프리미엄도 충분치 않기 때문에 앞으로도 부실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은 더 어려워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빚 줄이기에 인민銀도 돈줄 죄기…기업 자금조달도 차질

실제 중국 경제가 안정적인 성장세를 회복하면서 인민은행은 지난해 8월 이후부터 단기자금시장에서 유동성을 줄여 나가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단기 조달금리는 빠르게 뛰었다. 인민은행은 지난주 내내 시중 유동성이 적절한 수준이라며 역환매조건부채권(reverse repo)을 통한 유동성 공급을 전면 중단한데 이어 1일에는 중소 금융회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단기유동성지원창구(SLF) 대출금리를 0.2%포인트 올려 3.3%를 적용했다. 인민은행은 지난 수년 간 기준금리를 직접 움직이지 않고 SLF 금리를 조작해 시중 유동성을 조절해 왔다. 시장 안정을 위해서다. 앞서 인민은행은 지난달 연준의 금리 인상 이후 성명을 통해 경기가 안정되고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되면 긴축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시사한 바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역시 지난해말 중국 공산당 재경영도소조 회의에서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목표구간 하한선인 6.5% 이하로 떨어지는 것도 용인하겠다는 뜻을 내비치면서도 신중하고 중립적인 통화정책을 시행함으로써 부동산시장 거품과 지방, 기업 대출 고삐를 죄는 긴축정책으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었다.

이 탓에 중국에서 흔히 투기등급 채권(=정크본드)으로 간주되는 신용등급 `AA`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은 1분기에 330억위안(원화 5조3660억원)으로 지난 2011년 이후 6년만에 가장 적었다. 올 1월부터 3개월간 중국 기업들이 계획했다가 포기한 회사채 발행규모도 1290억위안(약 20조9800억원)에 이른다. 이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0% 이상 급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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