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까지 중국발 미세먼지 영향권…'산성안개’ 우려

미세먼지 일평균 농도 전국 '나쁨' 상태 지속
오염물질 수증기에 녹아들며 산성도 높여 생태계 영향
  • 등록 2015-10-20 오후 7:00:00

    수정 2015-10-20 오후 7:00:00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희뿌연한 아침이 매일같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에서 짙은 미세먼지가 유입된데다 복사냉각으로 발생한 안개까지 더해져 대기질을 악화시키고 있다. 이같은 상황은 산성도가 높은 ‘산성안개’ 발생 가능성을 키우고 있어 건강관리에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20일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번 주말까지 전국적으로 미세먼지 일평균 농도 ‘나쁨’ 상태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보했다. 특히 경기와 충청지역은 미세먼지(PM10) 뿐만 아니라 초미세먼지(PM2.5) 농도도 심각하다.

미세먼지(PM10) 예보 기준은 △좋음(0~30) △보통(31~80) △나쁨(81~150) △매우나쁨(151이상) 등으로 나뉜다. ‘나쁨’의 경우 일반인은 장시간 또는 무리한 실외활동을 줄여야 한다. 특히 초미세먼지 입자는 머리카락 굵기의 7분의 1 정도로 아주 작아 코·입을 통해 몸안으로 침투해 만성 폐쇄성 폐질환, 만성기관지염, 폐기종을 비롯해 각막장애, 알레르기 등 각종 질환을 유발한다.

미세먼지는 바람을 타고 멀리 이동한다. 국내에 유입된 중국발 미세먼지도 동해로 빠져나가야 하지만, 고기압의 확장으로 대기가 정체하며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사진은 10월 20일 오전 10시 안개 현황이다. 색깔이 보라색에 가까울수록 짙은 안개로 가시거리가 확보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기상청 제공)
여기에 복사냉각에 의해 발생한 안개는 대기질을 엎친데 덮친 격으로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자동차나 공장에서 배출된 질소산화물과 이산화황 등이 오염물질이 안개 수증기에 녹아들어 pH(수소이온농도) 5.6 이하의 ‘산성안개’를 만들 수 있어서다.

이상덕 국립환경과학원 연구사는 “보통 산성안개는 산성비보다 무려 30~50배 정도 농도가 짙어 산성비보다 더 강한 산성을 띤다”며 “비처럼 바로 대지에 떨어지지 않아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산성안개 속에는 호흡기 질환과 눈병을 일으키는 질산염, 황산염, 염소이온 등이 포함돼 있다. 더욱이 대기 중의 오염물질이 안개의 수분에 용해돼 망간, 철 등에 의해 강산성을 띠게 됨으로써 기존의 오염물질보다 해가 큰 물질이 생성된다. 산성안개가 발생하면 이른 낙엽이 증가하고, 황백화현상 등이 일어난다.

식물뿐만 아니라 물고기 생존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데, pH가 5.6 이하로 떨어지면 물고기의 생존이 어렵다. 강한 산성안개는 인체에 미치는 영향도 심각하다. 일례로 1952년 영국 런던에서 발생한 ‘런던스모그’의 경우 산성도(pH)가 1.5-1.8로 강산성을 띠면서 이로 인한 사망자만 4000여명에 달했다.

하은희 이화여대 의학전문대학원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노약자와 심혈관계질환자, 임산부 등은 가능하면 외출을 삼가하고 꼭 필요한 외출 시에는 마스크를 꼭 착용하는 것이 좋다”며 “비타민C가 풍부한 채소와 과일을 챙겨 먹는 것도 미세먼지 영향을 줄이는 방법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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