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의회 승인 떨어지자마자 시리아 IS 원유시설 공습

  • 등록 2015-12-03 오후 7:13:51

    수정 2015-12-03 오후 7:13:51

[이데일리 뉴스속보팀] 영국 의회가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대한 공습을 이라크에서 시리아로 확대하는 방안을 승인한 지 몇 시간 만에 영국 공군이 시리아 공습을 시작했다.

마이클 팰런 영국 국방장관은 토네이도 전폭기 4대가 3일(현지시간) 새벽 키프로스 아크로티리 공군기지에서 발진, 시리아 내 IS가 장악한 오마르 원유시설의 6개 목표물에 첫 공습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팰런 장관은 “다에시(IS)의 수입원인 원유에 실질적인 타격을 가했다”고 덧붙였다.

토네이도 전폭기 8대가 배치된 키프로티리 기지는 키프로스 내 영국 공군기지로, 지난해 9월부터 이라크 내 IS 공습을 해왔다.

국방부는 토네이도 전폭기 2대와 타이푼 전투기 6대를 키프로티리 기지에 추가 투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영국 하원은 2일 저녁 정부가 요청한 시리아 IS 공습안에 대해 10시간 반에 걸친 장시간 토론에 이어 표결을 벌여 찬성 397표, 반대 223표로 가결했다.

공습안은 공습 대상을 시리아 내 IS로 한정하고, 지상군 파병도 없을 것임을 명시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표결에 앞서 진행된 의회 토론에서 “합법적이고, 영국의 안전을 유지하는 데 필요하고 옳은 일”이라며 공습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의원들에게 “동맹들과 협력해 이 위협을 파괴할 것인가? 영국민 살해를 기도하는 심장부(시리아 락까)로 그들을 추적할 것인가? 아니면 앉아서 그들의 공격을 기다릴 것인가?”라고 물었다.

표결 결과 63명에 달하는 노동당 의원이 총리의 판단이 잘못됐다고 지적한 제러미 코빈 당수에 등을 돌리고 찬성표를 던졌다.

앞서 코빈 당수는 공습을 지지하는 예비내각 다수의 집단 사퇴 압력에 밀려 개인 양심에 따른 자유 투표를 허용했다.

캐머런 총리는 2013년 9월 시리아 정부군을 대상으로 한 군사작전 승인을 의회에 요청했으나, 동의를 얻는 데 실패했다.

그러나 파리 연쇄 테러로 분위기가 반전 조짐을 보였고, 캐머런 총리는 IS 공습안 표결을 서둘렀다.

이날 공개된 여론조사업체 유고브의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는 공습 찬성이 48%로, 31%인 공습 반대보다 높았지만, 공습이 다수의 지지를 얻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부터 이라크 내 IS에 대한 공습을 해온 영국이 시리아로 공습을 확대한 것은 파리 테러 이후 강화되고 있는 IS 격퇴를 위한 국제사회의 움직임 가운데 하나다.

독일 정부는 지난 1일 내각회의에서 프랑스 주도의 시리아 내 IS 격퇴전에 최대 1천200명까지 병력을 파견할 수 있다는 내용의 지원안을 승인했다.

병력 투입은 물론 정찰형 전투기 ‘토네이도’와 지중해에 투입된 프랑스 항공모함 샤를 드골 호를 지원하는 구축함 파견 등이 담겼다.

미국 또한 IS 격퇴를 위해 시리아와 이라크에 새로운 특수기동타격대를 파병할 방침이다.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은 지난 1일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이같이 밝히고 타격대의 임무와 관련해 “기습, 인질 구출, 정보 수집, IS 지도부 살해나 포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대변인은 “테러리즘과 IS를 겨냥한 어떠한 행동들도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대변인은 “러시아는 시리아에서 적법하게 공습하는 유일한 국가”라며 “외국 국가들이 공동 연합군을 형성한다면 반군과 싸우는 게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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