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경찰청 아동학대 특별수사팀은 지난 6일 상습아동학대 혐의로 50대 보육교사 C씨를 구속했다. C씨는 지난해 8월 초부터 11월 말까지 어린이집 원아인 생후 13개월 영유아 6명에게 약 350회의 정서·신체적 학대를 한 혐의를 받는다. C씨는 아동들의 뺨을 때리거나 머리채를 잡아들어 바닥에 던지는 등 상습적 학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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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이사건’이 우리 사회에 커다란 충격을 준지 2년이 채 안됐지만 오늘도 어디에선가 ‘제2의 정인이’는 계속 나오고 있다. 누구보다 아이를 소중하게 돌봐야 할 부모와 교사 등으로부터 학대를 당해도, 스스로의 힘으론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할 수 없는 연약한 생명들이다. 28일 대법원이 정인이를 죽음에 이르게 한 양부모에 각 징역 35년, 5년형을 확정해 다시금 경종을 울렸지만 아동학대 증가세가 멈출지는 미지수다. 특히나 올해는 예년에 비해 아동학대 사건이 최대 2배 이상 늘어날 수 있단 비관적 전망이 나와 우려가 더 큰 상황이다. 예방 강화와 함께, 아동학대 범죄 수사에 대한 경찰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아동학대 관련 112신고건수는 4850건으로, 3개월 만에 5000건에 육박했다. 신고건수는 2017년 1만2619건, 2020년 1만6149건에서 2021년엔 2만6048건으로 증가세가 뚜렷하다.
증가 이유는 복합적이다. 코로나19의 오랜 유행으로 인한 ‘코로나 블루’가 아동학대로 이어지거나, 그간 ‘쉬쉬’하며 수면 아래 머물던 학대 행위들이 주변인들의 신고로 알려지는 경우가 늘 것이란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장광호 경찰대 스마트치안지능센터장은 “과거와 달리 아동학대를 단순한 가정사가 아닌 중대한 사회적 문제로 보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신고도 더 활발해졌고, 행정기관도 훨씬 더 엄격하게 처리하려고 경향이 늘어 다른 범죄보다 상대적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 교수는 “코로나19로 경제여건이 더 어려워진 저소득층에서도 아동학대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보고서상에서 경찰의 아동학대 112신고 접수 키워드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아빠가 술먹고’ ‘엄마가 때린다’ 등 주로 부모가 자녀를 학대를 한다는 걸 짐작할 수 있다. 아울러 ‘소리가 들린다’ 등의 키워드도 많아, 실제로 이웃집 신고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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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아동학대가 실제 범죄 혐의를 판단하기 어렵고, 사전 범죄 증후를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경찰 수사역량을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짚는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아동학대 사건의 피해자인 아동의 경우 성인과 달리 충분한 소명이 어렵고 사회활동 반경이 작아 범죄 혐의를 밝혀내기 어렵다”면서 “경찰 수사역량 확대와 더불어 지역 아동보호센터, 사회복사와의 협조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는 “(검수완박으로) 향후 경찰이 검찰의 중대범죄 수사까지 떠맡으면 조사는 어렵고 성과는 미미한 아동학대 범죄 수사가 후순위로 밀릴까 걱정스럽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