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서울대 작곡과' 출신 행세하며 억대 사기 이과생에 실형

동부지방법원 전경. (사진=전상희 기자)

[이데일리 전상희 기자] ‘작곡과 졸업생’ 행세를 하며 대입 준비생에게 레슨 소개비 등의 명목으로 1억 3000여 만원을 받아 챙긴 30대 남성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동부지법 형사5단독 이창열 판사는 사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모(32)씨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120시간의 사회봉사명령을 내렸다.

법원에 따르면 이씨는 지인 B씨와 함께 지난 2009년 10월부터 2010년 11월까지 1년여 동안 서울 관악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A씨에게 첼로 레슨을 했다. 이씨는 A씨에게 서울대 작곡과 출신의 음악가 행세를 하며 “첼로 레슨을 해 줄 교수를 소개해 주겠다”고 속여 1000만원을 받는 등 총 8차례에 걸쳐 소개비 및 악기 수리비 등의 명목으로 총 1억 3170만원을 받아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대 작곡과를 나왔다는 이씨는 실제 서울의 한 사립대 생명공학과 출신이었고 지인 B씨 역시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이 아닌 고졸 학력으로 드러났다.

이 판사는 “이씨가 공범 B씨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등 별다른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가로 챈 금액이 크고 아무런 피해 회복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B씨가 범행을 주도한 것으로 보이고 이씨는 소극적으로 가담한 점, 이씨가 취득한 이익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