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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만기 서울모터쇼 조직위원장은 4일 서울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서울모터쇼의 문제점을 설명하느라 바빴다. 행사의 시작을 알리고자 마련된 자리지만 분위기는 무겁게 흘러갔다. 모터쇼 위상 하락과 관련된 질문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정 위원장은 “오늘따라 난감한 질문이 많다”며 진땀을 뺄 정도였다.
오는 29일부터 열흘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리는 서울모터쇼는 부산모터쇼와 함께 국내 유일의 국제 모터쇼다. 올해로 벌써 12회째를 맞았지만 존재감은 미미하기만 하다. 게다가 위상이 점점 하락하고 있는 추세다. 한때 100만명이 다녀갈 정도로 양적 성장을 이뤘으나 2015년 이후 60만명이 다녀가는 수준이다.
최근에는 가전제품박람회인 CES나 모바일전시회 MWC에 화제성을 뺏겼다. 같은 모터쇼도 아닌 가전제품·모바일 박람회에 주도권을 넘겨준 점은 더욱 뼈아프다. 이미 국내 주요 IT기업들은 CES·MWC에 신기술을 발표하는 등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자연스레 취재진의 질문 역시 서울모터쇼 자체보다 ‘추락한 위상을 어떻게 끌어올릴 것이느냐’는 쪽에 집중됐다.
정 위원장은 현재 서울모터쇼의 위기를 인정했다. 특히 CES와 MWC를 언급하면서 “세계 자동차 업계가 가전전시회서 신차를 발표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우리 전시회의 경쟁력이 없는 것”이라고 문제점을 수긍했다. 정 위원장은 지방에 테마가 겹치는 전시회가 많아 목소리가 분산된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래도 올해부터 부활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각오다. ‘지속가능한 지능화된 이동혁명(Sustainable·Connected·Mobility)’을 주제로 잡은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더이상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업에 제한되지 않고 미래산업 트렌드를 짚어내는 데 집중하기 위해서다.
특히 세계적인 전기차 업계 테슬라가 첫 참가를 결정했다는 것은 고무적인 성과다. 뿐만 아니라 이동통산사인 SK도 올해 처음으로 참가를 결정했다고 조직위는 알렸다. 이 외에도 교통상황, 주차현황 등 실시간 전시정보를 킨텍스 앱으로 전달하고, 출입 시스템도 개선해 내방객들의 편의를 끌어올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