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성장률 1.1% '예상 하회'…긴축 여파에 침체 성큼(종합)

미국 1분기 GDP 증가율 속보치 1.1%
  • 등록 2023-04-27 오후 10:55:25

    수정 2023-04-27 오후 10:55:25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경제가 올해 1분기 시장 예상보다 낮은 성장률을 내놓았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급격한 긴축이 점차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읽힌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속보치는 1.1%(전기 대비 연율 기준)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다우존스는 각각 2.0%를 전망했는데, 이를 큰 폭 밑돌았다. 지난해 4분기(2.6%) 이후 한 분기 만에 성장세가 급격하게 식은 것이다.

(출처=미국 경제분석국)


미국 성장세가 둔화한 것은 민간의 투자가 줄어든 탓이다. 1분기 민간 총투자는 무려 12.5% 급감했다. 민간 기업과 부동산 부문 투자 등이 줄어들었다는 뜻이다. 이는 연준이 지난 1년여간 기준금리를 475bp(1bp=0.01%포인트) 인상하는 역대급 긴축을 편 여파다.

그나마 소비지출과 수출이 각각 3.7%, 4.8% 증가하면서 성장을 견인했다. 소비는 미국 경제의 3분의2를 차지하는 버팀목이다.

문제는 추후 성장세는 더 떨어질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연준 긴축 여파가 본격화하면서 최근 소비마저 식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어서다.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을 둘러싼 위기설이 계속 나오는 등 은행권 불안감이 커지는 것도 신용 경색과 대출 감소를 통해 경기 침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징후다.

LPL 파이낸셜의 제프리 로치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는 변곡점에 서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는 “소비자들이 올해 1월 이후 당시에는 소비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후진적인 성격의 이번 GDP 보고서는 시장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소비자들이 미래에 대해 점점 더 비관적으로 바뀌면서 소비를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와중에 1분기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4.2% 상승하면서 전기 수준(3.7%)을 웃돌았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물가는 이보다 높은 4.9%로 나타났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여전히 큰 것이다.

CNBC는 “높은 인플레이션과 느린 성장세는 1970~1980년대 미국 경제 같은 스태그플레이션으로 묘사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 성장률은 속보치, 잠정치, 확정치로 세 차례 차례로 나온다. 이날 나온 속보치는 향후 수정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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