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고위급 회담 '파투' 놓은 北…긴장한 금융시장

한반도 훈풍에 제동 건 北
外人, 원화·원화자산 매도세
韓 신용위험 '나홀로' 상승
  • 등록 2018-05-16 오후 2:46:48

    수정 2018-05-16 오후 2:46:48

자료=마켓포인트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순탄하게 진행되는 줄 알았던 ‘한반도 훈풍’에 균열이 가면서 시장이 긴장하고 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예상한 시장이 한국물 자산과 원화를 사들이고 있었는데, 이를 다시 내다 팔고 있는 것이다.

1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30분 현재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4.0원 오른 1077.8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에는 1081.3원까지 올랐다. 지난 9일(1082.8원·고가)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오른 것이다. 원·달러 환율이 올랐다는 것은 원화 가치가 하락했다는 뜻이다.

이는 이날 새벽 북한이 다음달 남북 고위급회담을 취소한 데 대해 해외 투자자들이 부정적으로 바라본다는 방증이다. 전날 원·달러 환율은 1073.8원으로 마감했는데 이후 원화의 투자 가치가 더 하락한 것이어서다.

이날 새벽 3시께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한·미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Max Thunder) 훈련을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미국도 일정에 오른 조·미(북·미) 수뇌상봉(정상회담)의 운명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라며 북미 정상회담마저 언급했다.

상황이 이렇자 한국물 부도위험지표도 올랐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 한국 외평채 5년물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41.87bp(1bp=0.01%포인트)로 전일 대비 2.12% 상승했다. 지난 3월23일(5.47%) 이후 최대 폭 오른 것이다.

특히 중국(0.03%↓) 태국(1.31%↓) 말레이시아(1.53%↓) 등 신흥국의 CDS 프리미엄은 하락하는 가운데 우리만 나홀로 올랐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외국인 투자자가 한국물 투자자산을 전날보다 불안하게 바라본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CDS 프리미엄은 부도나 파산 등에 따른 손실을 다른 투자자가 대신 보상해주는 신용파생상품의 수수료를 말한다. 채권을 발행한 국가와 기업의 부도 가능성 혹은 신용 위험이 높아지면 CDS 프리미엄도 함께 오른다.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도 외국인 이탈이 감지되고 있다. 오후 1시30분 현재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과 코스닥 시장에서 각각 700억원 넘는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다만 북한발 불확실성이 조기에 해소될 수 있다는 기대심리도 없지는 않다. 북한의 이번 결정이 미국에 대한 메시지라는 해석이 있고, 북한 비핵화 등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있어서다. 장 초반 1080원 초반대까지 올랐던 원·달러 환율이 오후 들어 1070원 후반대로 내렸다는 점이 이 시각을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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