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진행된 SK인천석유화학의 3000억원 규모 공모채 수요예측에 1조4400억원 가량의 자금이 몰렸다. 이에 발행액을 당초 3000억원에서 6000억원으로 늘렸으며, SK케미칼(285130)도 당초 1000억원에서 500억원 늘려 1500억원을 발행했다.
이달에는 SK실트론·SK에너지·SKC(011790)에 지주사 SK(034730)까지 회사채 발행에 나설 예정이다. SK실트론은 지난 11일 실시한 수요예측에 1조2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유입되며 당초 1800억원이었던 발행액을 3200억원으로 증액했다. SK에너지가 전날 실시한 3000억원 규모 공모채 수요예측에도 1조6000억원 가까운 뭉칫돈이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SK에너지는 최대 6000억원까지 증액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SKC는 15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해 이날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SK도 이달말 3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며,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4000억원까지 발행액을 늘릴 수 있다. 이들은 모두 A~AA의 우량등급 기업으로 연초 풍부한 시중 유동성에 힘입어 무난하게 증액발행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석유화학 및 정유 업종은 호황에 힘입어 신용등급 전망도 밝았다. 신용평가사들은 국내 산업 중 석유화학과 반도체 업종의 등급 전망만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에 해당 업종 비중이 높은 SK그룹 계열사의 신용도 개선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SK인천석유화학, SKC, SK하이닉스, SK텔레시스 등의 장기 신용등급이 상향됐다. SKC의 경우 단기 신용등급도 A2에서 A2+로 올랐다.
올해에도 SK그룹은 양호한 신용등급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석유화학 업종은 올해 전방 수요둔화로 인해 전년대비 다소 수익성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축적된 재무여력을 바탕으로 우수한 재무안정성을 유지할 전망이다. 원종현 한국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산업3실장은 “다각화된 포트폴리오, 원가 경쟁력을 바탕으로 양호한 실적을 이어갈 전망”이라며 “확대된 투자부담은 영업현금흐름을 통해 대응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도체 업종의 경우 한국신용평가가 올해 총 24개 산업 중 유일하게 메모리 반도체의 산업 전망을 우호적으로 제시했다.
한기평은 신용등급 AA+의 SK E&S 등급전망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상향했다. 지난달 파주에너지서비스 지분 매각대금 8967억원이 유입되면서 재무구조 개선계획을 완료했고, 연간 7000억원을 웃도는 영업현금흐름 창출을 통해 양호한 재무안정성을 유지해 나갈 것으로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