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톡스, 톡신 전쟁에 주가 ‘폭삭’…반등 모멘텀은?

이달 들어 48% 급락해 연중 최저점 경신
시총도 순위도 톱10서 23위로 추락…1Q 실적 부진
균주 소송전 불확실성 해소해야 주가 반등
  • 등록 2020-03-23 오후 8:05:10

    수정 2020-03-23 오후 8:05:10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보톨리늄 톡신 제재(보톡스) 사업을 영위하는 메디톡스(086900) 주가가 심상찮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나름 선방하던 주가가 이달 들어 48% 넘게 빠졌기 때문이다. 주가가 빠지면서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순위도 2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보톨리늄 톡신 소송전으로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악화한데다 소송관련 최종 결과가 나오지 않아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2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메디톡스는 전 거래일 대비 12.90% 하락한 15만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14만9300원까지 내려앉으며 연중(52주) 최저치를 경신했다. 종가 기준 주가는 이달 들어 48.69% 하락했다.

주가가 급락한 만큼 시가총액 규모도 줄고 순위도 떨어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준 메디톡스의 시가총액 규모는 8758억원으로 1조원을 하회했다. 지난해 7~8월 시가총액 2조4000억원대를 넘어서며 코스닥 시총 순위 4위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이후 시가총액 규모가 2조원 미만으로 줄어들면서 시총 순위도 내려앉았다. 올 1월 2일 메디톡스의 시총은 1조7480억원으로 시총 순위는 ‘톱10’을 유지했지만 두 달 새 23위까지 하락했다.

메디톡스가 실적 개선과 주가 반등을 위해선 불확실성 해소가 우선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나관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5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2% 증가했지만, 대규모 소송비용 반영으로 영업손실 46억원이 발생했다”면서 “3분기 반영됐어야 할 일부 소송 비용이 4분기로 이연됐고, 올 상반기까지는 소송 비용 지속 반영으로 수익성 개선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까지 간 대웅제약과 보톨리늄 톡신 균주 도용 소송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최종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판단이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이 자사의 보툴리눔 톡신 균주를 도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ITC와는 별개로 메디톡신 제조 및 품질자료 조작 혐의에 대한 검찰 조사 리스크도 아직 존재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4분기 톡신 수출 및 내수 모두 양호한 성장세를 보였지만, 최근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톡신 수요가 둔화함에 따라 올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은 낮춰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메디톡스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8.4%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메디톡스에 대한 어두운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메디톡스는 실적은 부진하겠지만 소송전 등 불확실성이 해소될 경우 밸류에이션(기업가치) 회복에 따른 모멘텀이 살아날 수 있다”며 “소송결과에 있어 현재는 메디톡스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비칠 수 있으나 올해 6월에 있을 ITC 예비판결에서 승패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메디톡스가 승소할 경우 국내 톡신시장에 일대 지각변동이 예상된다”며 “국내 및 미국시장에서의 진입 장벽이 한층 높아지고 균주의 출처를 입증할 수 있는 업체와 없는 업체 간의 밸류에이션 차별화도 더욱 명확해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판매 우려 및 중국시장 내 판매허가 불확실성, 국내에서 생산 및 유통된 제품의 품질이슈(허가취소 리스크) 등이 해소될 경우 부진한 실적을 딛고 주가는 빠르게 회복할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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