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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국제유가 급등은 우리 경제에 악재로 여겨진다. 원유 수입국인 만큼 기업의 생산비용이 증가하고, 이는 실적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유가 고공행진을 반기는 업종도 있어 주목된다. 중동 경기가 호전되면서 건설수지가 개선되고, 선박 수주도 활력을 띠는 게 대표적이다.
1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번달 1~12일 두바이유 현물은 배럴당 평균 82.3달러에 거래됐다. 지난달 평균 가격(77.0달러) 대비 5.3달러 올랐다. 전년 동월(55.6달러)과 비교하면 26.7달러 올랐다. 상승률이 48%에 달한다.
이에 따라 건설과 선박 경기가 기지개를 펴고 있다. 한국은행 통계를 보면, 지난 8월 건설수지는 10억22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2016년 12월(14억4540만달러 흑자) 이후 1년8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건설수지가 개선된 것은 유가가 상승하면서 원유 수출국인 중동 국가들의 경제 상황이 호전된 영향이 컸다. 중동의 경기 호조가 국내 건설사들의 수출 개선으로 이어진 것이다. 건설수지의 이례적인 호조로 전체 서비스수지까지 개선되는 효과를 봤다. 한은 관계자는 “건설업계 종사자들을 만나보면 건설 경기가 바닥을 친 것 같다”며 “국제유가 상승과 맞물려 있다”고 설명했다.
수주한 물량이 실적으로 이어지게 되면 국내 수출 경기도 활력을 띨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수출은 반도체가 선방하면 선박이 깎아먹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올해 1~9월 누적 수출액은 4504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7% 늘었는데, 이는 반도체 수출 실적(+38.6%) 효과였다. 선박 수출의 경우 전년 대비 45.9%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