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태권도시범단 화합의 무대 펼쳐

남측 '아리랑' 등 배경음악에 화려한 발차기
북측 힘을 앞세운 격파 시범에 환호와 박수
  • 등록 2018-04-02 오후 10:12:32

    수정 2018-04-02 오후 10:12:32

2일 오후 평양대극장에서 남북평화협력기원 남측 태권도시범단이 격파시범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주영로 기자·평양공연공동취재단] 남북 교류의 물꼬를 튼 태권도시범단이 평양에서 화합의 무대를 함께 펼쳤다.

남측 세계태권도연맹(WT)과 북측 조선태권도위원회 시범단은 2일 오후 평양대극장 1200여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 앞에서 60분 동안 화려한 시범을 선보였다.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장, 리일환 국가체육지도위원회 부위원장, 김경호 조선태권도위원장 등 북측 체육계 주요 인사들이 관람했고, 우리측에선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김일출 태권도시범단 총괄단장이 참석했다.

남측 시범단은 경쾌하고 속도감 있는 무대를 선보였고, 북측은 힘을 앞세운 공연으로 관객들의 박수와 탄성을 이끌어냈다. 25분 동안 진행된 시범은 ‘4월의 꽃(환희)’를 시작으로 ‘고향의 봄’ 이어 경쾌하게 편곡된 ‘아리랑’을 배경음악으로 절도 있는 승무 퍼포먼스와, 품새시범, 호신술시범 그리고 화려한 고공 발차기와 격파시범을 선보였다.

이어 북측 시범단은 음악 없이 기합 소리에 맞춘 틀(품새) 시범으로 시작해 격파와 실전을 방불케 하는 호신술 시범을 펼쳐보였다. 기왓장과 벽돌, 두꺼운 송판을 격파하는 시범에서는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다. 공연의 마지막은 남과 북 30여 명의 단원들이 한 무대에 올라 대미를 장식했다. 5분 동안 합동공연이 끝나자 관람객들은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우리 태권도시범단의 평양 방문은 16년 만이자 분단 이후 두 번째다. 2002년 남북장관급회담 합의에 따라 대한태권도협회가 평양 태권도전당에서 두 차례 단독시범 공연을 선보인 바 있다. 남북 합동시범은 이번이 처음이다.

남측 관람자는 “남측 공연은 다채롭고 스토리텔링이 있는 뮤지컬을 연상시키는 반면 북측은 사실적이고 실전 무예에 가깝고 비장미가 느껴진다”고 평했다.

이번 시범공연은 오는 27일로 예정된 남북정상회담의 사전행사이자 평창동계올림픽 때 북측 국제태권도연맹(ITF) 시범단의 방남 공연에 대한 답방 행사 성격도 있다. ITF 소속 시범단은 앞서 지난해 6월 전북 무주에서 열린 2017 WT 세계선수권대회 때도 방한해 4차례 시범공연을 함으로써 중단됐던 남북 교류를 재개하는 발판이 됐다. 태권도시범단은 3일 우리 예술단의 남북 합동공연이 끝나면 밤늦게 예술단과 함께 전세기 편으로 인천공항으로 귀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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