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제약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한올바이오파마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후보물질(HL161)을 이전해간 글로벌 파트너사 ‘이뮤노반트’는 최근 중증근무력증을 대상으로 한 긍정적인 임상 2상 톱라인(임상 주요 지표)결과를 내놨다. 중증근무력증이란 면역계 이상으로 자기자신을 공격하는 병원성 ‘자가항체’가 근육세포를 공격해 근육수축 장애를 초래하는 자가면역질환의 하나다.
이뮤노반트는 올해 미국 식품의약국과(FDA)와 임상3상 시험 디자인을 검토해 내년에는 3상에 나설 계획이다. 앞서 한올바이오파마는 지난 2017년 12월에 로이반트사이언스에 이 물질을 5억달러(6000억원) 규모로 수출했다. 로이반트는 1년 뒤 이 후보물질만을 전담할 자회사 이뮤노반트를 설립해 개발을 맡겼다.
한올바이오파마의 HL161은 자가면역질환에서 상대적으로 희귀질환을 노린다. 중증근무력증이나 갑상선 안병증, 온난항체 용혈성빈혈, 혈소판감소증 등이 그것이다. 갑상선 안병증이란 갑상선 호르몬이 과다 분비돼 시력저하나 실명, 안구도출 등이 나타나는 안구질환이다.
한올바이오파마의 HL161은 또 작용기전이 다르다. 자신을 공격하는 병원성 자가항체의 세포내 농도를 떨어뜨려 증세를 완화(Anti-FcRn)하는 방식을 작용 기전으로 한다. 반면 셀트리온의 램시마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자가면역질환 3총사는 몸에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종양괴사인자-알파(TNF-α)’를 억제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한올바이오파마는 같은 기전이라도 물질마다 효과가 다른 데다 특히 복용 편의성면에서 알제넥스 등 경쟁사와 차별화를 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알제넥스와 또다른 경쟁사 모멘타의 후보물질은 모두 병원에서 침대에 누워 혈관에 오랜 시간 맞아야 하는 정맥주사(IV)형이다. 반면 한올바이오파마 물질은 집에서 복부, 허벅지 등에 손쉽게 스스로 투약할 수 있는 피하주사(IV)형이다. 또한 한올바이오파마는 알제넥스가 하지 않는 갑상선 안병증 등 적응증(치료 대상)을 달리해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올바이오파마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가 나오면 기존과 다른 희귀질환 쪽의 자가면역질환 시장이 열리게 되는 것”이라며 “기존 바이오시밀러 양대 산맥과 다른 기전과 다른 치료 대상을 공략하게 돼 전체 자가면역질환 시장에서 국내 경쟁력이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