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대책반장’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공직생활을 마무리하고 야인(野人)으로 돌아간다. 금융위원회는 25일 서울 세종로 금융위 청사에서 김 위원장의 이임식을 열었다. 김 위원장은 임기가 10개월 남아 있지만 이미 청와대에 사표를 제출했으며, 지난 주말 수리됐다.
이 과정에서 시련도 겪었다. 김 위원장은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FIU) 원장이 저축은행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을 때 “마음이 무겁다”면서 괴로운 심정을 자주 표현했다. 김 원장이 결국 무죄 판결을 받자 가장 기뻐한 사람 역시 김 위원장이었다.
천하의 김 위원장도 재임 시절 풀지 못한 두 가지 숙제가 있다. 정부가 소유한 지 10년이 넘은 우리금융지주의 주인 찾기와 정책금융 체계 개편이 바로 그것이다. 그는 “현재 정책금융기관들은 신성장 산업과 해외 프로젝트 수주 등 미래 먹거리를 충분히 뒷받침할 수 없다”면서 “소관부처의 이해를 떠나 국익 차원에서 정책금융 체계를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당분간 휴식을 취한 뒤 다음 달 22일 남미로 부부동반 가족여행을 떠난다. 이후엔 관심분야인 동아시아 고대사 연구에 몰두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는 새 금융위원장이 취임할 때까지 당분간 추경호 금융위 부위원장이 이끈다. 위원장 공백 사태가 길어지면 각종 현안에 신속한 대처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로 박근혜 대통령은 조만간 새 금융위원장을 선임할 전망이다. 새 금융위원장에는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이 유력한 가운데 추경호 금융위 부위원장, 임종룡 국무총리실장, 신제윤 기획재정부 차관, 김용환 수출입은행장 등이 물망에 올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