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단식농성에 도끼 상소문까지'…與野, 곳곳 공천 마찰

민주, 전략공천 구로을 ·의정부갑 등 반발 거세
지역위원장 등 당직자 400여명 일괄 사퇴도
통합, 김순례 공천 탈락에 공개 반발
전략공천설에 삭발 1인시위로 항의
  • 등록 2020-03-02 오후 5:20:45

    수정 2020-03-02 오후 8:35:32

[이데일리 신민준 김겨레 기자] 4·15 총선이 4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 모두 공천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곳곳에서 공천을 둘러싼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공천 탈락은 곧 정치인에게 사형 선고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특히 당내 경선조차 할 수 없는 전략공천을 놓고 더욱 시끄럽다.

공천에 반발하는 예비후보들은 탈당 후 타 정당이나 무소속으로 출마해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적잖은 만큼 공천 반발 잠재우기가 총선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오른쪽)이 2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원 예비후보 면접심사에서 면접장을 나가는 동안 한 예비후보의 항의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 27개 전략공천지역 중 19곳 확정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19일 전체 253개 지역구 중 현역 불출마 지역 등 27곳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지정한 뒤 공천 작업을 진행 중이다. 민주당은 지난 1일 5곳의 전략 공천을 확정하면서 총 19곳의 전략 공천을 확정했다.

지역구별로 △서울 종로(이낙연) △서울 광진을(고민정) △서울 구로을(윤건영) △서울 중.성동을(박성준) △부산 북구강서을(최지은) △부산 남갑(강준석) △경기 의정부갑(오영환) △ 경기 광명갑(임오경) △경기 평택을(김현정) △경기 고양을(한준호) △경기 고양정(이용우) △경기 고양병(홍정우) △경기 의왕·과천(이소영) △경기 김포갑(김주영) △경기 용인정(이탄희) △경북 경주(정다은) △경남 양산갑(이재영) △경남 양산을(김두관) △제주갑(송재호) 등이다.

해당 지역 대부분의 예비후보들은 현역과 비현역을 가릴 것 없이 모두 반발하고 있다. 앞서 영입인재 한준호 전 MBC아나운서가 전략 공천된 경기 고양을 지역구 현역 정재호 의원은 당에 재심을 청구했다.

경선을 요구하며 노숙단식농성을 펼치는 예비후보도 있다. 서울 구로을의 조규영 후보는 지난달 27일부터 서울 구로구청 앞에서 노숙단식농성을 진행 중이다. 이 지역구는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 전략 공천됐다. 영입인재 오영환 전 소방관을 전략공천한 경기 의정부갑은 지역위원장을 비롯한 당직자 400여명이 일괄 사퇴했다.

통합, 청주 흥덕 단수추천에 재심 청구

미래통합당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경기 분당을 공천에서 배제된 현역 김순례 최고위원은 이날 공천관리위원회를 향해 “저에 대한 컷오프는 혁신을 빙자해 저를 희생수단으로 삼은 것”이라며 공개 반발했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해 5·18 유공자 폄훼 발언으로 당원권 3개월 정지 징계를 받은 바 있다.

원외 지역을 중심으로 공천에서 탈락된 예비후보들도 격하게 반발하고 있다. 공관위가 전날 정우택 의원(4선 청주상당)을 청주 흥덕에 단수추천하자 김양희 예비후보는 이날 재심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공천을 발표하기도 전에 ‘전략공천설’이 나도는 지역구 후보들도 공관위를 향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언주 의원 전략공천설이 있는 부산 중영도구에선 곽규택 변호사가 삭발을 한 채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경북 영주·문경·예천의 신대경 예비후보는 전략공천을 하지 말라며 ‘도끼 상소문’을 올렸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공천 잡음은 선거철마다 발생하는 이슈로 당에서 일관성있는 공천 원칙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당내 공천 잡음이 이어질 경우 총선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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