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증시 변동성 확대, 증권사 수익성 저하로 이어질 것”

NICE신평 “이자 수익 감소 시 자산건전성 낮아져”
금리 상승·파생결합증권·우발채무도 잠재 부담 요인
  • 등록 2018-10-25 오후 5:10:12

    수정 2018-10-25 오후 5:10:12

증권사 수익성 추이(단위: 억원·%, 이미지: NICE신용평가 제공)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국내 증시도 하향 조정을 겪자 증권사 수익성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주가지수 하락에 따른 거래대금 감소는 수익성 저하를 야기해 증권사 신용도 주요 지표인 자산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의 잇단 기준금리 상승으로 한국 시중금리가 급격히 오를 경우 채권평가손실 우려도 제기된다.

이동선 NICE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25일 “증권산업은 외부 거시환경 변화에 따른 높은 수익 변동성과 주가연계증권(ELS)·우발채무 등 위험부담 확대가 신용도에 부정적 요인”이라고 밝혔다.

NICE신평은 증권업 신용도에서 주목해야 할 이슈로 증권업황 저하를 꼽았다. 올해 초까지 상승세를 이어갔던 글로벌 증시는 미국 금리 인상과 무역분쟁 심화로 자본시장 변동성이 증가하면서 영향을 받고 있다. 이 연구원은 “국내 지수 하락 시 거래대금 감소와 신용공여 감소를 동반해 주요 수익원인 이자 수익 감소가 나타날 수 있다”며 “ELS 상환이 지연될 경우 파생결합증권 관련 이익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증권사들이 상당량 보유하고 있는 채권의 평가손실도 우려 사항으로 지목했다. 6월말 기준 증권사들의 보유 채권 규모는 약 193조원에 달한다. 국내 증권사들은 2013년 6월 미국의 양적완화 출구전략 공식화와 2016년 11월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당시 금리 급등에 따른 대규모 채권 평가손실을 인식한 바 있다.

지금도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한국과의 금리 역전 현상으로 금리 상승 압력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국내 시중금리가 비교적 안정적이고 우수한 경기 안전성으로 외국인의 채권시장 투자가 늘고 있다”면서도 “금리 역전이 심화될 경우 외국인 채권 투자가 줄고 시중금리가 상승하게 되면 증권사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주가지수 하락이 올해 연간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내년 증권업황은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지수가 다시 회복되는 모습 보이면 거래대금도 현재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금리 인상 지속과 무역분쟁 장기화로 투자심리 저하될 가능성이 높다”며 “향후 주식 거래대금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파생결합증권 관련 위험도 짚어볼 필요가 있다. 과거 ELS는 기초자산의 변동성 확대로 증권사 재무안정성 저하를 야기한 주요 원인이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안정성을 강화한 상품 발행이 늘고 내부 리스크도 강화하는 추세여서 관련 리스크는 감소되는 추세지만 H지수(홍콩항셍지수) 발행이 올해 비중이 올해 상반기 75% 가량으로 급증한 점이 부담이다. 그는 “H지수의 높은 변동성을 고려할 때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증권사들의 대형화 추세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우발채무도 리스크 요인이다. 증권사 우발채무는 2015년 20조원에서 현재 30조원까지 늘었다. 특히 신 영업용순자본비율(NCR) 도입과 유상증자로 투자여력이 확대된 대형 증권사 위주로 우발채무를 크게 늘리는 추세다.

하지만 최근 주택경기 저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우발채무의 현실화 가능성이 과거대비 높아졌다는 판단이다. 이 연구원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이 강화되면서 일부 지방은 집값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높은 신용공여 비중이 70% 수준에 달해 우발채무 현실화 시 자산건정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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