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기 사망 후 '밤길 조심하라' 협박...'그 이후' 죄인이 됐다"

  • 등록 2018-05-30 오후 8:16:06

    수정 2018-05-30 오후 8:16:06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배우 고(故) 조민기의 죽음 후 그의 성추행 사실을 폭로한 피해자들이 2차 가해로 또 다른 상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한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전날 오후 서울 중구 중림동 한국여성인권진흥원에서 열린 제5회 ‘이후 포럼’에 ‘성폭력 반대 청주대 연극학과 졸업생 모임’ 소속 A씨가 참석했다.

‘이후 포럼’은 성폭력, 가정폭력 등 ‘그 이후,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바꿀 수 없다’는 의미로,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이 올해 1월부터 매월 마지막 주에 진행하고 있는 포럼이다.

이 포럼에 참석한 A씨는 “조민기 교수의 자살 이후 오히려 피해자들이 무분별한 비난과 욕설의 대상이 됐다”며 “‘밤길 조심하라’부터 ‘죽이겠다’는 협박 메시지까지 받았다. 성폭력으로부터 안전한 대학 환경을 만드는 건 모든 사회가 책임져야 하는 공공의 영역인데 왜 피해자에게 (책임이) 전가되고 죄인이 돼야 하나”고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 조민기는 지난 2월 자신이 부교수로 재직 중이던 청주대학교에서 여학생들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뒤 경찰 조사를 3일 앞둔 지난 3월 9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A씨는 조민기의 죽음 피해자들을 향한 욕설과 비난이 심해지자 학교 측에 진상규명과 전수조사를 요구했으나, 교수진은 재학생의 심리 안정과 학교 내부 상황 등을 들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지속적으로 2차 가해를 받고, 사회와 일상에서 소외받는다는 두려움을 느껴야 하는 건 피해자가 짊어져야 할 짐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학교의 진상규명과 진정성 있는 사과를 원한다”고 재차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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