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행정공제회가 총 2000억원 규모의 부동산 블라인드 펀드(blind fund)에 투자했다.
신세계(004170) 그룹의 부동산 회사인 신세계프라퍼티와 경찰공제회도 해당 펀드에 함께 투자한다.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행정공제회는 최근 이든자산운용이 설정한 2000억원 규모의 부동산 블라인드 펀드에 900억원을 투자했다. 블라인드 펀드는 투자 대상을 정하지 않고 자금은 먼저 모은 후에 투자 대상을 물색하는 펀드다.
부동산 시행사인 신세계프라퍼티가 600억원을 담당했고 경찰공제회도 500억원을 같은 펀드에 투자했다. 이 펀드의 가장 큰 특징은 구조적인 안정성이다. 행정공제회와 경찰공제회는 선순위, 신세계프라퍼티가 후순위를 담당한다.
행정·경찰공제회의 목표 수익률은 연 7.5%다. 만약 향후 손실이 발생한다면 신세계프라퍼티의 몫인 600억원에서 먼저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다. 우량 상업용 부동산(코어 플러스)에 투자하는 이 펀드는 토지 확보와 인·허가가 끝난 자산에만 투자해 불확실성을 낮췄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의 핵심 상권에만 투자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투자규모는 공제회들에 비해 작지만 후순위를 담당하는 만큼 공제회 목표수익률(연 7.5%)에 도달한다면, 신세계 그룹의 계열사인 스타벅스 등을 우선적으로 리테일에 입점시킬 수 있도록 했다.
블라인드 펀드는 펀드 설정 후 딜(deal)을 발굴하면 복잡한 절차 없이 바로 투자를 집행할 수 있어 투자대상을 설정해놓고 자금을 모으는 프로젝트 펀드(project fund)에 비해 유리해 최근 이지스자산운용과 하나대체자산운용 등 부동산 운용사에서 잇따라 설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밸류애드(Value-add)전략으로 운용되는 다른 부동산 블라인드 펀드에 비해 안정성이 부각된 펀드”라며 “서울 도심 오피스를 매입하거나 토지를 매입해 저층부를 리테일, 상층부는 오피스로 활용하는 등의 전략으로 운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