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분기별로 발표하는 ‘민간아파트 초기 분양률(계약률)’ 동향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 전국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률은 87.7%로 2분기보다 4.5%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분양 개시 후 3개월부터 6개월 사이 계약한 아파트를 대상으로 한 계약률이다. 따라서 지난 4~6월 사이 3개월간 분양한 아파트가 해당된다. 주택도시보증공사는 분양 계약이 성사돼 분양보증서를 발급받은 아파트를 대상으로 초기분양률 통계를 작성한다.
올해 시장에선 전세값 급등에 시달린 세입자들이 분양아파트로 몰리면서 청약률이 어느 때보다 높았다. 이는 실제 계약으로 이어졌다. 지난 2분기(4~6월) 민간 아파트 평균 분양률은 92.2%까지 치솟아 청약률이 실계약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주택도시보증공사 공식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3년 4분기 이후 가장 높은 기록이다.
하지만 초기분양률은 3분기 들어 다시 꺾이기 시작했다. 지난 1분기(89.5%)보다도 더 저조한 성적이다. 3분기 초기분양률을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은 높아졌고, 지방은 떨어졌다. 수도권은 평균 분양률이 92.1%로 전 분기 대비 0.4%포인트 올랐다. 지난 2분기 완판 행진을 이어간 서울과 인천은 3분기 들어 각각 95.7%, 83.3%로 다소 낮아졌지만, 경기도가 92.4%로 2분기(89.2%)보다 높아졌다.
3분기 분양률은 4~6월 사이 분양한 아파트에 대한 성적으로, 하반기 분양시장에 나온 단지들은 계약률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분양시장에 투자 수요가 가세했고,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높아진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 4월 민간아파트 분양가 상한제가 사실상 폐지되고, 분양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분양가가 3.3㎡당 989만원으로 크게 오른 것이다. 서울 강남권 재건축·재개발 일반분양가가 3.3㎡당 4000만원이 넘어서면서 투자 수요가 가세한 것도 이유다.
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은 “올해는 전국적으로 공급 물량이 너무 많았고, 투자 수요까지 가세하면서 분양가가 올랐다”며 “현재 시장은 숨고르기에 들어간 상태로 조만간 지역별, 사업장별 양극화에 따른 미분양 증가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