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이 구상해온 컨템퍼러리(동시대) 시즌 ‘싱크 넥스트(Sync Next) 22’다. ‘싱크 넥스트’는 제작극장의 방향성을 내세운 세종문화회관이 올해 새롭게 선보이는 시즌 프로그램으로, 서울 중심에 위치한 세종의 공간적 특성과 요즘 가장 핫한 서울의 아티스트 예술을 결합해보자는 안 사장의 제안으로 출발했다. 맞춘다는 싱크로나이즈(synchronize)와 다음이라는 넥스트(next)가 결합해 탄생한 이름이다.
안호상 사장은 28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예술동 아티스트 라운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예사롭지 않은 분들을 모시고 새 시즌을 소개하게 돼 기쁘다. 동시대의 예술에 주목하면서, 또다른 다음(Next: 내일)을 향하고 있는 예술가들을 포착해 꾸미려 했다”며 시즌 첫 프로그램에 대해 직접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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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장소는 세종S씨어터다. 무대인 S씨어터를 제대로 활용해보고자 했다는 게 안 사장의 설명이다. S씨어터는 무대와 객석이 고정되지 않은 직사걱형의 가변형 극장으로, 블랙박스 극장이라고도 불린다. 예술가들의 상상력을 토대로 출연자와 관객의 관계도 새롭게 설정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세종은 이곳에서 무용, 뮤지컬, 연극 등 기존 공연예술 장르와 함께 미디어아트, 다큐멘터리 등 장르 간 융합을 제한 없이 보여준다는 계획이다. 안은미,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 이날치 등 기발한 무대를 선보이며 주목받은 예술가들과 서울시뮤지컬단, 서울시오페라단이 참여해 오는 6월23일부터 9월4일까지 13편 총 51회 공연을 세종S씨어터에서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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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은미는 “이번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으며 제가 넥스트(다음)로 갈 수 있을지 실험하는 무대”라며 “밤마다 서울 한복판의 블랙박스에서 공연하는 예술가들을 만나는 좋은 프로젝트가 됐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한류의 중심에 선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는 그들만의 안무법을 관객과 공유하는 무용 워크숍 ‘무교육적 댄스’(7.6∼8)와 무용수와 관객이 같은 자리에서 무용을 연구하고 체험하는 스탠딩 공연 ‘사우나 세미나’(7.9)를 무대에 올린다.
미디어아트와 공연예술의 만남도 주목할 만하다. 미디어아트 그룹 김치앤칩스는 덴마크 안무가 시몬느 뷔로드와 협업한 현대무용 작품 ‘콜렉티브 비해비어’(8.12∼14)를, 태싯그룹은 디지털 기술에서 발견한 요소를 예술 퍼포먼스와 놀이로 승화시킨 문자 상황극 ‘ㅋㅋ프로젝트’(7.15∼16)를 공연한다. 태싯그룹 가재발 작가는 “공연 중 실시간으로 관객과 채팅하며 소통한다. 과연 소통이 될지, 그냥 ‘ㅋㅋㅋ’ 웃고 끝날지 모르겠지만, 제대로 실험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전 연출은 “서울에서 연극을 하다가 귀농한지 4년이 됐다. 귀농 후 텃밭을 가꾸고 잡초를 뽑고 있는데 사람들은 먹을 수 있고, 예쁘게 잘 자라는 식물만 돌보더라. 잡초가 서울에서 밀려난 나와 같다는 생각을 했다”며 “그러던 중에 비트코인 열풍이 불었고, 도대체 한국 청년들이 비트코인 자신의 인생을 걸 수밖에 없었는지 의문을 품고 실제 전 재산을 비트코인에 투자했다. 그 과정을 작품에 녹여냈다”고 귀띔했다.
판소리, 거문고 연주 등 우리 음악과 팝, 미디어아트, 현대무용이 결합한 무대도 선사한다. 이날치는 ‘토끼, 자라, 호랑이, 독수리, 용왕’(7.20∼23) 공연으로 그들의 앨범 ‘수궁가’ 관련 활동을 끝마친다. 거문고 연주자 박다울은 내러티브가 가미된 퍼포먼스와 미디어아트가 어우러진 ‘ㄱㅓㅁㅜㄴㄱㅗ’(7.26∼27)를, 창창 프로젝트는 ‘소리의 만찬-창창 프로젝트’(7.29∼31)를 공연한다.
서울시오페라단과 서울시뮤지컬단도 새 작품으로 관객을 만난다. 서울시뮤지컬단은 베스트셀러 작가 김연수의 동명 원작 ‘원더보이’(8.19∼27)를 뮤지컬로 풀어내고, 서울시오페라단은 괴테의 희곡과 구노의 오페라를 결합한 ‘파우스트: 악마의 속삭임(6.23∼26)’을 무대에 올린다. 티켓 판매는 다음 달 3일 오전 10시부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