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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각에선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작년 말부터 4대 그룹을 잇따라 만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해당 대기업이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로 화답했다는 점에서 자칫 대기업 특혜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하고 있다.
김 부총리는 13일 열린 ‘혁신성장 관계장관회의’에서 “플랫폼 경제 구현과 8대 선도사업 지원을 위해 내년도 예산에 총 5조원 이상을 반영할 계획”이라며 “2023년까지 향후 5년 동안 총 9조~1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혁신성장 전략투자 방향에서 3대 전략투자 분야로 △데이터·블록체인·공유경제 △인공지능(AI) △수소경제, 공통분야로 ‘핵심인재 양성’을 선정하고 내년에 1조49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또 8대 선도사업에는 바이오헬스 분야를 새롭게 추가했다. 내년 8대 선도사업인 △미래자동차 △드론 △에너지신산업 △스마트공장 △스마트시티 △스마트팜 △핀테크 △바이오헬스에는 총 3조5200억원의 재정이 투자된다.
삼성 ‘바이오헬스’·현대차 ‘수소경제’, 탄력 기대
제약과 원격의료 등이 포함된 바이오헬스는 삼성이 집중 투자하는 분야다.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은 6일 김 부총리를 만나 “바이오 산업을 제2의 반도체로 만들겠다”며 “규제를 과감히 완화해달라”고 요청했다. 이틀 뒤인 8일 삼성은 3년간 4만명 채용·180조원 투자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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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3대 전략투자분야에 포함된 ‘수소경제’는 수소차 보급 여건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부품, 자율 주행 센서, 카메라 모듈, 바이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에 19조원을 투자하기로 한 LG의 사업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LG는 농사기술에 ICT를 접목한 스마트팜 사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정부의 에너지신산업 지원대책은 한화와 SK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과 맥이 닿아있다. 한화는 신재생 에너지를 포함한 방위산업, 석유화학 등에 5년간 22조원 투자를 발표했다. SK는 에너지 산업을 비롯해 차세대 반도체·소재, 정보통신기술(ICT), 미래 모빌리티, 헬스케어 등에 3년간 8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밖에 카카오와 K뱅크 등 인터넷 전문은행을 선두로 진행 중인 핀테크도 8대 선도사업에 포함됐다.
중소벤처 데이터 격차 해소.. 혁신인재 1만명 양성
정부는 빅데이터·AI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되 데이터 격차 문제도 염두에 두기로 했다. 중소·벤처 및 창업기업에 대해 데이터 바우처를 제공하고, 오픈랩 지원 등을 통해 데이터 접근성과 활용성을 제고하는데 내년 1000억원을 지원한다. 또 중소기업 온라인 수출을 위한 공유 물류시스템을 구축하고, 스타트업을 위한 ‘코워킹 스페이스’ 구축 등에도 3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정부는 혁신 인재를 양성하는 데 내년 900억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정부는 해외 연구소·기업 등으로 진출하는 인력 500명과 국내 1500명 등 연간 2000명씩, 5년간 총 1만명의 혁신 인재를 키울 방침이다. 프랑스의 스타트업 학교인 ‘에꼴42’를 벤치마킹한 이노베이션 아카데미(가칭)도 설립해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 운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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