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용제 시인 '성폭력 인정' 모든 활동 접겠다

사제 관계에서 성추행 및 위계에 의한 성관계
26일 자신의 블로그에 사과문 올려
  • 등록 2016-10-26 오후 7:29:28

    수정 2016-10-26 오후 7:29:28

배용제 시인이 올린 사과문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상처를 받고 아픈 시간을 보냈을 아이들에게 머리 숙여 속죄와 용서를 구한다.”

‘삼류극장에서의 한 때’와 ‘다정’ 등의 시집을 낸 배용제 시인이 자신을 둘러싼 성추행 및 성폭행 의혹을 사실이라고 인정하고 향후 모든 활동을 포기한다고 26일 밝혔다.

배 시인에게 문학 강습을 받았다는 문예창작과 학생 6명은 최근 트위터를 통해 배 시인에게 강습을 받으면서 성희롱과 성폭행 등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이들에 따르면 배씨는 ‘시 스터디 모임’을 운영하면서 미성년자인 습작생을 창작실로 한 명씩 불러 성추행을 하고 성관계를 요구했다. 이들은 또 배 시인이 실제로 신체접촉을 했으며 완력을 이용해 성관계를 한 뒤 동의없이 나체를 촬영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폭로가 이어지자 배 시인은 이날 오후 자신의 블로그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배 시인은 “예고에 (강사로) 재직하던 수년 전부터 그만둔 후까지 폭력이라는 자각도 없이, 단 한 번의 자기 성찰도 하려하지 않은 채, 많은 일들을 저질러 왔다”며 “시를 가르친다는 명목하에, 수많은 성적 언어로 희롱을 저지르고, 수많은 스킨십으로 추행을 저질렀다”고 털어놨다.

배 시인은 “그중 몇몇의 아이들과는 성관계를 가졌다”며 “합의했다라는 비겁한 변명으로 자기 합리화를 하며 위계에 의한 폭력이라는 사실이라는 자각이나 인식조차 못하고 몰염치한 짓을 저질렀다”덧붙였다.

배 시인은 “상처를 받고 아픈 시간을 보냈을 아이들에게 머리 숙여 속죄와 용서를 구한다”며“내년에 출간하려 했던 소설과 산문집과 시집의 출간 등 모두를 포기하고 또한 공식적인 어떤 활동을 하지 않을 것을 약속드린다” 밝혔다.

199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서 ‘나는 날마다 전송된다’로 등단했으며 최근 세번째 시집인 ‘다정’(문학과지성사)을 출간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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