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런던에서 열린 아사드 정권 반대진영 서방·아랍 11개국 회의 후 장마르크 에로 프랑스 외교장관은 “휴전협상은 한발짝도 진전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전날 스위스 로잔에서 재개한 시리아 평화협상에서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는 뜻이다.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알레포를 탈환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어 외교적 해법이 도출될 가능성을 놓고 애초부터 회의적인 시각이 팽배했다.
이튿날 열린 11개국 회의 후 미국과 영국은 러시아와 아사드정권에 대한 유럽연합의 추가 제재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이 역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시리아 내전 후 이미 제재가 도입됐지만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저항하고 있으며,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한 러시아를 겨냥한 서방 제재도 큰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17일 브뤼셀에서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모게리니 대표는 “EU 회원국에서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제안하지 않았다”고 확인하고 “다른 수단들을 살펴보려 한다”고 덧붙였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최근 ‘외교적 해법’을 지시했고 시리아군 공습 같은 무력 카드는 아예 배제했다는 보도를 의식한 듯, 보리스 존슨 영국 외교장관은 “모든 대안을 여전히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 역시 “분명히 말하는데, 오바마 대통령은 이 시점에서 어떤 대안도 배제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케리 국무장관 스스로도 무력 사용 가능성은 회의적으로 봤다.
존슨 장관도 “이른바 군사적 수단은 지극히 어렵다. 현 단계에서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 특히 서방은 그런 종류의 수단에 대한 정치적 의지가 부족하다”고 인정했다.
그는 “따라서 우리가 지금 가진 수단들에서 해결해야 한다. 우리가 지닌 수단들은 외교적 수단들”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지난 주말 시리아 협상에 성과는 없었고, 뾰족한 대책도 나오지 않았다.
국제사회가 무력감을 확인하는 사이 알레포에서는 민간인 희생이 이어졌다.
영국에서 활동하는 시리아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24시간 동안 45명이 숨졌다고 17일 밝혔다.
17일 새벽에도 계속된 폭격으로 이날 오전에 벌써 12명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알레포 동부의 반군지역에 있는 AFP통신 취재진은 ‘하얀헬멧’으로 불리는 민간 구조대 ‘시리아민방위대’가 이날 오전에 무너진 건물 더미에서 약 20명을 빼냈다고 전했다.
하얀헬멧의 한 대원은 “밤새 공습이 계속돼 구조활동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