갭투자란 전세나 대출을 끼고 최소한의 자금만 투입해 주택을 매입한 뒤 임대수익 또는 시세차익을 내는 투자방식을 말한다. 매매가격와 전세 가격의 차이(갭)가 크지 않은 점을 이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파트 매매가격이 3억원이고 전세 시세가 2억 5000만원인 집이 있다고 하자. 투자자가 이 물건을 매입시 드는 비용은 계약금 3000만원 정도다. 나머지 2000만원의 잔금은 전세금을 올려 내기 때문이다. 갭을 최대한 좁혀 투자금을 적게 하려고 전세 시세를 주변시세보다 높은 2억 7000만~2억 8000만원까지 책정하는 것이다.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자금이 제로에 가까워 무피(無+fee)투자, 무턱대고 전셋값을 올려 ‘전세깡패’라는 은어로도 불린다.
갭투자는 지역을 잘 선정하고 타이밍만 잘 잡아 투자하면 상당한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기술이다. 그러나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해보자는 식의 ‘묻지마’식 갭투자는 독이 될수도 있고 리스크도 커 주의해야 한다.
만약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기라도 한다면 소액의 종자돈으로 갭투자를 시도했던 사람들은 전세보증금이라는 빚만 남고 순자산은 공중분해될 수 있다. 소액으로 투자했기 때문에 급한 마음에 하락장을 견디지 못하고 매물을 던져 손실을 보는 경우도 허다하다. 현재 수도권과 달리 4~5년간 지속적 활황세였던 부산과 대구 등은 부동산 가격이 조정 장세다. 이들 지역에선 갭투자자들이 발을 빼지 못하고 발목이 잡히는 현상들이 감지되고 있다.
그렇다면 갭투자의 리스크와 투자시 유의점은 무엇일까? 갭투자의 함정은 나무를 보되 숲은 못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우선 갭투자시 매매가와 전세가가 95% 이상인 곳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이런 주택은 매매가 잘 이뤄지지 않아 매매가가 오르지 않는다는 얘기다.
비교적 오래된 집들로 집값 상승여력이 없어 이후 매도시 애를 먹을 수 있다. 시세차익도 기대하기 힘들다. 10년 이상 연식이 된 아파트들 중 전세비중이 높은곳은 매매수요가 상대적으로 적은 단지들이 많다. 새 아파트라해도 수도권 비택지지구나 비역세권, 소규모 단지 등은 이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현재 투자가치가 높아 가격상승 탄력성이 높은 지역으로는 위례·광교·동탄2·미사·세종시·기업도시·혁신도시, 이밖에 2기 신도시 새아파트들이다. 하지만 이들 지역은 전세가율이 상대적으로 낮아 투자금이 많이 들기 때문에 갭투자자들의 관심 대상 밖이다. 결국 갭투자도 여유자금이 어느 정도 있어야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셈이다. 갭투자시 레버지를 너무 높게 잡지 마라.
또 모든 투자금을 갭투자로 몰빵해서도 안된다. 비상시에 활용할 여분의 가용자금은 반드시 따로 준비해둬야 한다. 부산이나 대구 같이 폭등해온 지역에 지금 막차로 갭투자를 하는 것도 위험하다. 전세 만기 시점에 깡통주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의 경우도 강서구, 강북구 등 갭투자 세력이 휩쓸고 지나간 지역에 지금 뛰어드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이들 지역에 갭투자한 투자자라면 서서히 빠져 나오는 전략을 구사하는 게 바람직하다. 김부성 부동산富테크연구소(www.bootech.co.kr)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