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순 구리시장 당선 무효..GWDC 사업 차질 우려

  • 등록 2015-12-10 오후 5:22:11

    수정 2015-12-10 오후 5:22:11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박영순 경기도 구리시장이 당선 무효 됨에 따라 박 시장이 야심차게 추진한 구리월드디자인시티(GWDC) 조성 사업이 차질을 빚게 됐다.

대법원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10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 시장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박 시장은 지난해 5월 27일부터 6·4 지방선거 직전까지 선거사무소 건물에 ‘GWDC 유치 눈앞에! 국토부 그린벨트 해제 요건 충족 완료!’라고 적힌 현수막을 내걸고 전광판 광고를 했다가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박 시장에게 벌금 80만원을 선고했으나 2심 재판부는 형량을 늘려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이번에 대법원이 원심을 확정함에 따라 박 시장은 시장 자리에서 내려오게 됐다.

문제는 박 시장이 구리시를 자족도시로 만들기 위해 추진한 GWDC 사업이 박 시장의 퇴진에 따라 불투명하게 됐다는 점이다.

GWDC는 그린벨트인 토평·교문·수택동 한강변 172만 1000㎡에 외국자본 등 10조원을 투입해 2020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한 사업이다. 호텔이나 고급 건축물에 사용되는 실내장식, 가구, 조명, 마감재 등을 주문 생산·유통하는 대규모 디자인 무역센터가 핵심 시설이다.

박 시장은 2008년부터 GWDC 사업을 추진했다. 3번 연속 당선되면서 7년째 이 사업에 공을 들였다. 그동안 이 사업에 대한 외부의 의심과 실패 우려도 컸다. 겨우 인구 20만명인 기초단체가 천문학적인 자금이 투입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는데 따른 것이었다.

시민·사회단체와 인근 지자체가 환경오염을 우려해 이 사업에 반대하고 중앙부처가 수차례 사업 승인 신청을 반려했지만 박 시장은 꿋꿋이 추진해 그린벨트 해제를 조건부로 허가받아 착공에 한발짝 다가섰다.

사업 확정이 아직 불투명한데도 외국의 기관 투자자들은 이런 박 시장의 추진력을 믿고 총 30억 달러(한화 3조4천억원 상당)의 투자를 약속하기도 했다.

그러나 박 시장의 당선 무효로 GWDC 조성 사업은 동력을 크게 잃을 것으로 보인다.

한 구리 시민은 “박 시장만큼 GWDC 사업에 열정을 가진 사람이 없었는데 당선 무효로 이 사업도 무산될까 우려된다”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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