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물살 타는 한국·새보수 ‘1대1’ 통합…安 선 긋기 때문?(종합)

한국당, 安 보수통합 불참 밝히니 하루 만에 수용
새보수당 '오늘이 마지막' 배수의진 치며 한국당 압박
‘친이계 주축’ 혁통위에 한국당·새보수 모두 반감
계파 정리 안 된 한국당…통합 논의 원만할지 미지수
  • 등록 2020-01-20 오후 5:56:24

    수정 2020-01-20 오후 5:56:24

박완수 자유한국당 사무총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새로운보수당이 제시한 통합을 위한 양당간 협의체를 수용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왼쪽부터 이양수 의원, 박 사무총장, 김상훈 의원.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자유한국당이 새로운보수당이 요구해온 1대1 통합 논의를 위한 양당협의체를 수용하겠다고 20일 전격 발표했다. 정치권에서는 보수 야권의 ‘러브콜’을 받아온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보수통합에 참여할 의사가 없다고 선을 그은 것이 한국당이 양당 협의체를 수용한 결정적 이유로 보는 분위기다.

한국당, 安 보수통합 불참 밝히니 하루 만에 수용

한국당 박완수 사무총장과 보수통합 실무를 담당하는 김상훈·이양수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보수당과 당대당 통합을 위한 양당 협의체 신설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새보수당이 지난 15일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가 아닌 양당 간 협의체를 구성해 통합을 논의할 것을 제안한 지 닷새만이다. 하태경 새보수당 책임대표는 한국당의 수용 발표 이후 기자회견을 열고 “환영한다. 두 당은 이기는 통합, 원칙있는 박수받는 통합을 반드시 성사시켜야 한다”고 반겼다.

새보수당은 이날 ‘배수의 진’을 치며 한국당에 양당 협의체를 수용할 것을 압박했다. 하태경 새보수당 책임대표는 이날 당 대표단 회의에서 “한국당이 오늘까지 양당 통합 협의체를 거부하면 새보수당은 ‘자강의 길’을 갈 것”이라며 통합 논의를 거부할 것임을 예고했다. 또 이날 새보수당 몫 혁통위 위원으로 참여해 온 지상욱 의원은 “혁통위가 지금 상태로 진행되면 보수진영 혁신도 국민이 지지하는 통합도 이끌지 못할 것”이라며 전격 사퇴했다.

유승민 의원을 넘어선 범보수 통합을 위해 혁통위에 힘을 실어온 한국당이 통합 범위가 축소될 수 있는 새보수당 제안을 수용한 것은 안 전 대표의 발언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게 정치권 분석이다. 전날 1년 4개월 만에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안 전 대표는 혁통위 참여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관심없다”고 답했다. 한국당은 안 전 대표가 보수통합 논의에 참여할 뜻이 없음을 밝힌 지 하루 만에 양당 통합 협의체 수용을 결정한 셈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안 전 대표가 선을 그은 것이 (한국당이 양당 협의체 제안을 수용한) 결정적인 이유일 것”이라고 말했다.

‘친이계 주축’ 혁통위 반감 영향…논의 제대로 진행될까

일각에서는 친이(친이명박)계가 주축이 된 혁통위에 대해 새보수당 뿐 아니라 한국당 내부에서도 반감이 컸던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도 한다. 혁통위 위원장을 맡은 박형준 동아대 교수는 이명박 정부 때 청와대 정무수석을 했던 대표적인 친이계 인사다. 혁통위 사무총장인 안형환 전 의원은 친이계 의원모임인 ‘함께 내일로’ 창립 멤버였고, 김은혜 혁통위 대변인 역시 이명박 정부 청와대 대변인을 지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사실상 친이계 위주로 구성된 혁통위에 대해 한국당뿐 아니라 새보수당도 견제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새보수당에 일부 친이계 의원이 있긴 하나 당내 주류가 아니다. 일단 (핵심인) 유승민 의원이 친이계로 분류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정치권 인사는 “한국당이 양당 협의체를 수용하면서 혁통위는 사실상 힘을 잃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양당 협의체가 출범한다고 해도 논의가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을 것인 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확신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한국당 내부에 친박(친박근혜)계가 여전히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인정을 보수통합 조건으로 내걸고 있는 유승민 의원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또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은 임명 후 첫 기자회견에서 탄핵 탈당파와 잔류파를 모두를 비판하면서 어느 쪽에도 힘을 싣지 않을 것임을 암시하기도 했다.

엄경영 소장은 “현재 한국당 모습으로는 유승민 의원을 수용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통합 논의가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을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한국당이 보수통합에 실패한다고 해도 총선 막바지까지 새보수당과 통합을 위해 노력했다는 모습을 보여주기만 해도 보수층의 지지를 받는 데 유리할 것으로 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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