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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경민 기자] 구리 가격은 세계 경기의 바로미터다. 특히 전선 케이블 등에 사용되는 구리 가격 동향을 살펴보면 산업의 움직임을 미리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구리를 ‘닥터 코퍼(Dr. copper)’, 즉 ‘구리 박사’라고 부르기도 한다.
구리 가격이 최근 오름세를 타고 있다. 세계 제조업 지표가 둔화되고 있지만, 중국이 경기 부양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
경기 둔화 우려에도 구리값 ‘이례적 상승’
11일(현지시간)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3개월물 구리 가격은 이날 6147.5달러를 기록했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3.73% 오른 것이다. 지난달 11일 종가는 5926달러였다. 주간 기준으로 보면 5주 연속 상승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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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구리 가격이 오르는 이유는 중국이 경기부양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경기 둔화를 우려한 중국 당국이 소비 활성화와 인프라 투자 정책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국가부채 급증을 우려해 인프라 투자에서 속도 조절에 나섰던 중국이 이처럼 대규모 투자에 다시 나선 것은 무역전쟁 등으로 경기하강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은 6.4%를 기록, 중국 정부가 분기별 성장률을 집계하기 시작한 199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작년 전체 성장률은 6.6%로 세계 금융위기 직격탄을 맞았던 2009년 이후 가장 낮았다.
미국이 인프라 재건을 말한 점도 구리 가격 상승을 도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일 미국 연방의회에서 진행한 국정연설에서 미국의 위대한 인프라 재건에 나서야 한다고 언급했던 만큼 올해 인프라 투자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 재정 정책 수혜 기대감에 구리 가격이 상승하면서 비철금속 내에서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중국 인프라 투자 정책은 구리 수요 증가로 직결되기 때문에 당분간 추가 상승이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