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반도체 인수전 막판 `한·미·일 연합` 부상…내주후 확정(종합)

  • 등록 2017-06-15 오후 5:54:36

    수정 2017-06-15 오후 5:54:36

AFP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일본 도시바(東芝)의 반도체 자회사 ‘도시바메모리’ 인수전 막판에 SK하이닉스(000660)를 포함한 ‘한미일 연합’이 부상하고 있다. 반도체 핵심 기술 해외 유출을 우려한 일본 정부의 의향이 결정적 변수인 만큼 일본 정부 자본을 포함한 이 연합이 성사되면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떠오르게 된다.

15일 아사히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 주도로 일본 정부 측 자본인 산업혁신기구와 일본정책투자은행, 미국 사모펀드 KKR 등이 참여한 ‘미·일 연합’에 SK하이닉스가 참여하는 방안이 검토되기 시작했다. SK하이닉스는 미 사모펀드 베인캐피탈과 손잡고 독자 인수를 추진해 왔다. 그러나 일 정부가 한·중 경쟁기업에 대한 핵심 기술 유출을 꺼려온 터라 유력 후보군에선 제외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미·일 연합은 자금 확보 난항으로 지난달 19일 마감한 2차 입찰 땐 아예 구체적 인수금액도 제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내 고용 유지와 기술 보호를 위해 일정 정도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은 일본 경제산업성은 고민 끝에 SK하이닉스의 참여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에 따르면 도시바메모리 인수를 위해 설립되는 특수목적회사(SPC)에 양측 진영에 참여한 개별 기업·펀드들이 2000억~4000억엔(약 2조~4조원)씩 출자해 도시바가 매각 조건으로 내건 2조엔(약 20조원)을 조금 웃도는 액수를 만들 것이라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SK하이닉스는 미국·유럽연합(EU)의 반독점심사를 우려해 지분투자 대신 SPC에 융자하는 형태로 참가키로 했다. 구체적인 액수도 거론되고 있다. SK하이닉스와 베인캐피탈, 일 산업혁신기구와 일본정책투자은행 네 곳이 각 3000억엔, 미쓰비시도쿄UFJ은행이 4000억엔, 도시바를 비롯한 일본 기업이 2400억엔, KKR이 2000억엔을 낸다는 계획이다. 이를 합산하면 2조400억엔이 된다. 아사히는 그러나 (참여 주체나 액수는) 여전히 유동적인 부분도 남아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한미일 연합은 각 참가 기업이 자금 각출을 정식 결정한 후에 도시바에 제안한다는 계획이다. 일본 정부계 펀드 2곳은 이미 지난 14일 사내 승인 절차를 마쳤다.

도시바 측은 2조2000억엔을 써낸 또 다른 유력 인수 후보 미 반도체 회사 브로드컴과 미 사모펀드 실버레이크 연합과 한미일 연합을 비교하는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완 훙하이정밀공업(鴻海·폭스콘)은 중국계 기업에 대한 기술유출 경계심리 때문에 정부가 난색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은 변수는 미 반도체 회사 웨스턴디지털이다. 표면상으론 많은 금액을 써낸 미 브로드컴과 명분을 갖춘 한미일 연합 2파전이지만 도시바인 협력 관계이던 미 반도체 회사 웨스턴디지털과도 개별 협상을 진행 중이다. 웨스턴디지털은 도시바와 일본 내 반도체공장 한 곳을 공동 운영한다는 이유로 이를 국제중재재판소에 제소하며 타사 매각을 막고 있다. 결과에 따라 이번 인수전 자체가 백지화할 가능성도 있다. 웨스턴디지털 역시 내심 한미일연합 합류를 노리고 교섭 중이지만 연합 측은 아직 이를 검토치 않고 있다.

도시바는 이달 28일 주주총회에서 우선교섭대상을 결정한다는 목표로 분석 작업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지난 연말 미 원자력발전 자회사에서 7조원대 손실이 드러난 도시바는 도시바메모리 매각을 통한 자금난 해소가 시급한 상황이다. 채무초과 상태에 감사승인을 받지 못해 2016년 회계연도(2016년 4월~2017년 3월) 결산보고도 무기한 연기되고 있는 도시바는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서라도 도시바메모리의 매각이 시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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