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이데일리 정재훈 기자] 전국에서 가장 학생 수가 많은 경기도의 교육을 이끌 교육감 선출이 여전히 안갯속이다. 지난 2010년 시작한 주민 직선 선거 이후 단 한 번도 자리를 내놓지 않았던 진보진영이 아직 후보군을 결정하지 못하면서 후보진영 간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지난 2014년 당선 이후 현재까지 건재한 이재정 현 교육감의 3선 도전 여부가 가장 큰 변수로 떠오르면서 진보와 보수 진영 간 후보 단일화를 위한 물밑작업도 한창이다.
|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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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박효진 전 전교조경기지부장을 시작으로 이종태 건신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와 성기선 가톨릭대학교 교수, 도교육청 감사관을 지낸 김거성 전 대통령비서실 시민사회수석이 경기도교육감 선거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이와 함께 이한복 전 도교육청 정책기획관이 출판기념회를 열고 출마 의지를, 송주명 한신대 교수도 최근 기자회견을 열어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들 모두 진보진영 후보군이다. 최근에는 ‘경기도교육감 민주진보 단일후보를 위한 준비모임’을 중심으로 지난달 말부터 단일화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 박효진, 이종태, 성기선, 김거성, 송주명, 이한복(왼쪽부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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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진행형’인 단일화 절차가 이재정 현 교육감의 출마를 배제한 상태에서 진행되고 있어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기는 아직 이른 단계다. 이 교육감은 대선 결과에 따라 본인의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공공연하게 밝혀왔지만 경기도 교육계에선 3선 도전이 유력하리라 내다보고 있다. 따라서 이재정 현 교육감이 출마를 결심하면 진보진영 단일화 여부도 쉽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경기도교육청 내부에서 이재정 교육감과 한배를 타고 있는 직원들이 이달 중순께 사표를 내고 모두 선거캠프로 헤쳐모일 계획이었지만 이 교육감의 출마 여부가 아직 결정되지 못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민주진보 경기교육감 단일후보를 위한 준비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한 후보는 “후보 간 존중을 기반으로 본선 승리 이후 경기교육 경영 공동참여 등을 전제로 단일화가 이뤄져야 한다”며 “진보진영이 후보 단일화 논의가 여전히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만큼 서둘러 절차를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강관희, 임태희(왼쪽부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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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맞서는 보수진영도 거물급 후보군을 내세워 교육감 탈환을 노리고 있다. 현재 강관희 전 경기도 교육위원과 임태희 전 국립 한경대 총장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제13대 김진춘 교육감 이후 단 한 번도 교육감 당선자를 배출하지 못한 보수진영에서는 중도성향의 후보까지 아우르는 ‘경기도 공교육정상화시민네트워크’와 교육자 출신 등으로 구성한 ‘경기좋은교육감추대위원회’가 후보 단일화 작업에 나섰다.
강관희 전 교육위원은 매번 교육감 선거 때마다 이름을 올렸던 인물이며 임 전 총장은 이명박 정부 당시 고용노동부 장관과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냈다. 이번 대선에서 승리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선대위 특별고문을 맡은 만큼 진보·보수를 아울러 가장 무게감 있는 후보로 꼽힌다. 경기도 공교육정상화시민네트워크 관계자는 “중도보수진영은 과거 선거 때마다 엇박자를 내며 교육감직 탈환에 실패했다”며 “이번 달 안으로 중도보수 성향 후보들을 평가해 단일화 후보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