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C2017]"사드 긴장감 글쎄요"…한중 축구전 보며 만찬

  • 등록 2017-03-23 오후 9:22:15

    수정 2017-03-24 오전 2:02:35

제6회 국제금융컨퍼런스(IFC)에 참석한 한·중 금융인과 기업인들이 23일 중국 베이징(北京) 메리어트 호텔 노스이스트 그랜드볼룸에서 축구 경기를 보며 만찬을 즐기고 있다.
[베이징=이데일리 특별취재팀] “사드로 인한 긴장감은 많이 못 느끼겠던데요. 글로벌 경제의 중심인 중국 베이징에서 현장감 있는 토론을 할 수 있어 의미가 깊습니다”

제6회 국제금융컨퍼런스(IFC)의 막이 오른 23일 중국 베이징(北京) 메리어트 호텔 노스이스트 그랜드볼룸에 모인 한·중 금융인과 기업인들은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로 인한 한한령 분위기가 생각만큼 심하지는 않다고 입을 모았다. 사드 배치로 한중 외교관계가 얼어붙으면서 일부 우려도 있었지만, 이럴 때일수록 민간 부문에서 한중 금융협력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날 환영 만찬으로 막을 올린 국제금융컨퍼런스에는 한중 주요 인사 15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국제금융컨퍼런스가 ‘금융 4.0…한중 금융산업의 미래와 도전’을 주제로 열리는 만큼 만찬에서부터 참석자들은 4차 산업혁명시대에 급변하는 국제 금융질서 속에서 양국이 상호협력하는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올해 한중 수교 25주년을 맞아 이번 컨퍼런스에 더 의미를 부여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곽재선 이데일리 회장은 만찬사에서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말로 우리가 처한 현실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한 생각을 풀어갔다. 곽 회장은 “아무리 어려운 고난이 닥쳐도 시간이 지나면 이 또한 지나간다”며 “지금 닥친 양국간 문제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 같은 우리 금융의 편안함도 이 또한 지나가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인한 위기는 견디고 참아내면 풀릴 날이 올 것이고, 과거 예대마진으로 먹고살던 금융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혁신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을 것이란 것이다.

백용천 주중대사관 경제공사도 이에 공감을 표하면서 한국과 중국에 공통적으로 있는 격언을 들어 현 상황을 설명했다. 백 공사는 “우리 말에 ‘비 온 뒤에 날이 갠다’ ‘새옹지마’ ‘복 중에 화가 있다’라는 말이 있는데 중국에도 같은 의미의 격언이 있다‘”며 “좋은 면도 있고 나쁜 면도 있는데 좋은 면을 보면 한없이 좋아보이고 나쁜 면을 보면 한없이 나빠 보인다”고 말했다.

전광우 초대 금융위원장(연세대 석좌교수)은 “중국은 4차 산업혁명 시기 정보통신기술(ICT)과 핀테크 분야에서 앞서나가고 있다”며 “전통적인 금융산업에서 한국과 중국이 앞섰다고 보기 어렵지만 4차산업에서의 중국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에 이번 행사를 통해 중국의 발전상황을 살피고 함께 새로운 4차 산업의 미래를 그려보는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사드여파는 글쎄

이번 컨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에서 함께 온 이들은 대부분 사드 여파를 크게 피부로 느끼지 못하겠다고 밝혔다. 패널로 참석하기 위해 중국을 찾은 강태수 국민경제자문회의 지원단장은 “인천공항에서 비자에 문제가 생겨 어쩔 수 없이 72시간 무비자 체류로 입국하면서 상당히 긴장했는데 입국절차가 상당히 매끄러웠다”며 “공공부문에서 일하는 이들은 사드로 인한 감정을 특별히 드러내지 않았다”고 전했다.

연사로 참석한 이상진 IBK캐피탈 대표는 “안에서만 논의할 것이 아니라 미국과 경쟁하는 경제대국인 중국에 와서 현실적인 논의를 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참석한 한 금융권 관계자는 “막상 중국에 와보니 사드의 영향으로 인한 반한 분위기 등이 크게 느껴지는 것은 없다”며 “무엇보다 15년 만에 중국에 와보니 중국의 발전이 한눈에 들어온다. 빌딩이나 주변 도시 모습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축구 예선전 보며 만찬 즐겨

공교롭게도 이날 한국과 중국간 축구가 열렸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A조 6차전인 한국과 중국 축구국가대표팀 간 경기가 이날 오후 8시30분 중국 후난성(湖南省) 창사(長沙) 허룽스타디움에서 진행됐다. 만찬 장소인 메리어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첨단 인터넷 기술을 통해 대형 화면으로 축구를 중계했으며 참석자들은 축구경기를 보며 만찬을 즐겼다. 중국의 4차 산업혁명 현주소를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자리라는 평가다.

다만, 외교부에서는 한국에 대한 중국의 감정이 안 좋은 만큼 축구경기 결과에 따라 신변안전을 당부했을 정도로 우려는 상당했다. 이수창 생명보험협회 회장은 건배사에서 “한국과 중국은 지금 다소 어려움이 있겠지만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말을 되새기면서 한국과 중국의 발전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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