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2개 분기 연속 역성장 현실로…기술적 침체 진입(종합)

미 2분기 성장률 속보치, 예상 하회한 -0.9%
2개 분기 역성장, 기술적 침체…공포감 점증
정부·연준은 침체 부인…침체 논쟁 격화할듯
  • 등록 2022-07-28 오후 10:52:36

    수정 2022-07-28 오후 10:53:25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경제가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으로 곤두박질 쳤다.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 성장률마저 -0.9%로 고꾸라졌다. 2개 분기 역성장은 기술적인 침체로 여겨진다. 이에 따라 미국 경제를 둘러싼 침체 논쟁이 격화할 전망이다.

(출처=미국 경제분석국)


28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2분기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속보치는 전기 대비 연율 기준 -0.9%로 나타났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0.3%)를 하회하는 수치다. 미국의 성장률은 속보치, 잠정치, 확정치로 나눠서 나온다. 이날 발표는 속보치다.

미국 경제는 올해 1분기(-1.6%)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인 2020년 1~2분기 이후 2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미국이 2분기에도 예상 밖 역성장을 한 것은 재고 투자 감소가 큰 영향을 미쳤다. 민간 기업들의 재고 투자 감소는 2분기 성장률에서 무려 2%포인트를 끌어내렸다. 또 개인소비지출는 1% 증가하는데 그쳤다. 서비스 지출은 4.1%로 큰 폭 늘었지만, 비내구재(-5.5%)와 내구재(-2.6%) 등은 부진했다. CNBC는 “치솟는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공급망 대란 등의 여파”라고 전했다.

주목할 것은 현재 경기가 침체 상태인지 여부다. 통상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은 기술적인 침체로 여겨진다. 공식 침체 여부는 전미경제연구소(NBER)가 판단한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와 연방준비제도(Fed)는 강한 노동시장을 근거로 “침체 상태가 아니다”고 밝혀 왔다. 특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전날 “GDP 속보치를 살펴보겠지만, 이것은 상당히 수정되는 경우가 많다”며 적당히 걸러서 봐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실제 이날 GDP와 함께 나온 미국 주간 실직자 수치는 감소했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5만 6000건으로 전주 대비 5000건 줄었다. 4주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뉴욕타임스(NYT)는 “대다수 경제학자들은 소득, 지출, 고용 등의 지표로 판단할 때 아직 공식적인 침체의 정의를 만족하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예상보다 2개 분기 연속 역성장이 빠르게 왔다는 점에서 침체 공포는 급격하게 커질 것으로 보인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아직 침체는 아니지만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물가가 폭등하는 와중에 경기가 둔화하는 만큼 연준이 긴축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기대감 역시 커질 수 있다.

뉴욕 증시는 이날 장 초반 약보합권에서 움직이고 있다. 오전 9시44분 현재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12% 내리고 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21%,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51% 각각 하락하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27일(현지시간)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AFP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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