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삼성의 내부문서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제일모직 주가의 적정성 확보를 위해 고의로 분식회계를 한 것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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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윤필호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회계분식 의혹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금융감독원이 재감리 과정에 입수한 것으로 알려진 내부문건을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것이다. 금융당국은 오는 14일 정례회의에서 고의성 여부에 대한 심의와 결론을 앞두고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박용진 의원은 7일 국회에서 삼성 내부문서를 공개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삼성물산과 삼성바이오가 제일모직 주가의 적정성 확보를 위해 고의로 분식회계를 했다”며 “이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을 정당화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밝혔다.
이날 박 의원이 공개한 문건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삼성바이오의 자체평가액 3조원과 시장평가액 8조원 이상의 괴리에 발생하는 제반 문제 해결을 위해 안진회계법인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삼성바이오의 6조9000억원에 달하는 가치는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를 반영한 것”이라며 “이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의 합병 결과 탄생한 통합 삼성물산의 합병 회계처리”라고 주장했다. 또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 가치를 5조3000억원으로 평가해 삼성바이오 장부에는 3조5000억원의 보유 가치로 반영했다”고 언급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삼성은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로 삼성바이오가 자본잠식에 빠지게 된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커졌다는 이유로 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해 2000억원의 적자회사를 1조9000억원의 흑자회사로 속였다는 것이다.
이 같은 주장의 초점은 삼성바이오가 2015년 당시 에피스의 회계처리 변경이 실제 지배력의 변경 없이 실행했다는 점에 맞춰져 있다. 박 의원은 내부문건에서 삼성이 콜옵션 행사를 인지하고 있음에도 요건을 갖추지 않고 회계처리를 변경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제일모직이 삼성물산과의 합병에서 유리한 합병 비율을 적용하도록 했다는 주장이다.
이번 문건 공개로 증선위의 부담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증선위는 지난달 31일 금감원의 삼성바이오 재감리 안건을 심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오는 14일 재논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