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증시 폭락…레버리지 3배 서학개미 어쩌나

TQQQ, 한화 7715억원 규모로 순매수 1위
“레버리지 상품은 추세 확인 후에 사야”
  • 등록 2022-05-10 오후 6:44:21

    수정 2022-05-10 오후 9:24:12

[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미국 증시가 연일 폭락하는 가운데 최근 한 달 ‘서학개미’ 순매수 1위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상장지수펀드(ETF), 이른바 TQQQ로 나타났다. 최근 성장주 중심의 밸류에이션 조정에 투자자들의 고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10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미국 주식 순매수 1위는 TQQQ로, 투자자들은 총 6억418만달러를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날 기준으로 한화 약 7715억원 규모다.

이어 테슬라가 5억6797만달러로 2위, 3위는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의 3배를 추종하는 SOXL(DIREXION DAILY SEMICONDUCTORS Bull 3x SHS)로 4억4165만달러를 기록했다. 레버리지 3배를 추종하는 ETF가 무려 순매수 상위 1, 3위에 이름을 올린 셈이다. 엔비디아와 알파벳 등 대형 기술주도 뒤를 이었다.

문제는 최근 급락장에서 이들 레버리지가 과도하다는 데에 있다. 프로셰어즈울트라프로는 나스닥 100지수의 3배를 추종하는 ETF다. 추종하는 지수가 1% 상승하면 3%의 이익을 거둘 수 있지만, 반대로 1% 내리면 3%의 손실을 보는 구조의 상품이다. 이는 SOXL도 마찬가지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레버리지는 추세가 확실할 때 들어가야 하는데 저점을 잡겠다고 들어가는 상품은 아니다”라며 “저점을 다지는 구간에 진입했다 하더라도 추세가 잡히기보다는 지수가 잠시 횡보하는 구간이 나오기 마련이어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짚었다.

나아가 약세장을 전망하는 목소리가 보다 많아지고 있다는 점 역시 부담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8일 CNN에서 “약세론자의 주장이 최근 상당히 설득력을 얻고 있어서 무척 우려스럽다”고 말한 바 있다.

그렇다면 추세는 언제쯤 보일까. 일각에서는 최근 물가에 대한 우려가 기업이익 감소로 이어지는 만큼 물가 상승이 지속될지 여부에 대한 확신이 부재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성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투자자들을 고민스럽게 하는 것은 최근의 기술주 이익 전망 후퇴가 그간 믿어왔던 ‘구조적 성장’의 후퇴에 기인한 것인지, 아니면 일시적 요인 때문인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기 침체가 올지 안 올지 모르기 때문에 이렇게 변동성이 커진 것”이라며 “개인적으로 그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 침체가 오려면 현재 물가상승이 지속 가능해야 하는데 하반기에 접어들면 지금보다는 물가 상승세가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흔히 1970년대를 유사 사례로 들지만 그때는 원유가 부족했던 시기여서 지금과 다르다고 볼 수 있는데 지금 OPEC에서 증산을 안하는 것도 공급과잉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인 만큼 과거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한편 간밤 나스닥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4.29%(521.41포인트) 하락한 1만1623.25에 거래를 마쳤다. 오는 11일 예정된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물가 우려를 잠재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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