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중국 현지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현재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롯데마트 중국 내 지점 수는 상하이(上海) 화둥(華東)법인 점포 51개를 포함, 모두 55곳으로 전체 점포 99개의 절반을 넘었다.
롯데는 55개 점의 영업정지 상태가 한 달간 이어진다면 매출 손실 규모가 5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태국계 유통업체인 로터스는 광둥(廣東)성 33개 매장에서 열기로 했던 한국 식품 판촉행사를 무기한 연기하는 등 중국 당국의 사드보복 행렬에 가세했다. 앞서 베이징(北京)에 진출한 프랑스계 대형유통업체 까르푸가 지난 6일 시내 12개 지점에서 한국산 제품을 받지 않기로 했다.
중국 국유 유통업체인 화룬완자(華潤萬家)와 텐홍(天虹)쇼핑몰 등도 한국 식품 판촉행사와 신규 입점을 거부하고 있다.
한국의 항공업계도 보복 대상이 되고 있다.
이들 여행사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이스타항공 등 동북3성(랴오닝·지린·헤이룽장성)에 운항하는 한국 국적기 3사, 중국 남방항공 등에 한국 관광상품을 통한 관광객 송출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미 수개월 째 이른바 ‘한한령(限韓令)’의 영향을 받은 연예계외에 게임업계와 화장품업계, 은행권까지 보이콧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중국 내에 영업중인 한국음식점들도 사드 보복 열풍에 따라 중국 고객 감소로 타격을 입고 있다.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 등 온라인에서 흉기를 든 전·현직 중국 최고지도자가 한국과 결투 의사를 내비치는 내용이 담긴 패러디물이 게시되는 등 중국 내 반한 감정이 격화돼 한국식당 보이콧으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 선전(深천<土+川>)의 대형 한국음식점 우모 사장은 “손님의 70% 이상을 차지하던 중국인들이 며칠 전부터 절반 이하로 줄었다”며 “관영 언론 선동 탓인지 한국에 대해 배신감을 표현하는 중국인들이 늘어나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중국 내 사드 보복 열풍이 과열되면서 우발적인 사건·사고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중국 당국은 비이성적으로 흐르는 군중심리를 진정시키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이날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생방송 기자회견에서 “사드는 분명히 잘못된 선택이고, 이는 이웃 나라로서의 도리를 어긴 것이자 한국 안보를 더 위험하게 하는 행위이다. 한국이 사드 배치 과정을 즉각 중단하고 잘못된 길에서 더 멀리 가면 안 된다”라는 말로 강경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외교 싱크탱크인 차하얼(察哈爾)학회의 덩위원(鄧聿文) 연구원은 전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기고한 칼럼에서 중국 정부가 롯데그룹 보이콧을 부추기는 것은 필요하지도, 현명하지 않다며 (자발적이지 않은) 이런 애국심과 국가주의 소동은 종종 역효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