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 일정이 임박한 가운데, 벌써부터 그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사우디의 초대형 도시 건설 `네옴(NEOM)시티 프로젝트` 협력차 한국을 찾는 빈 살만 왕세자는 그의 수행 인력들이 머물 서울 시내 호텔 객실 수백개를 이미 예약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국내 대기업 총수들을 비롯해 윤석열 대통령과의 만남도 성사가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질적 리더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방한을 앞둔 가운데 10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호텔 관계자들이 무함마드 왕세자의 짐을 옮기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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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정치권 및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빈 살만 왕세자는 오는 17일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다. 그는 방한 기간 사우디아라비아의 초대형 도시 건설 `네옴시티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주 기업과 투자처 발굴 등을 모색할 예정이다.
왕세자 수행 일행은 400여명으로 알려졌다. 빈 살만 왕세자는 `롯데호텔 서울`의 최상위 객실인 이그제큐티브 타워 32층 로열 스위트룸에 머물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객실의 1박 투숙료는 2200만원 상당이다.
해당 객실은 그동안 헬무트 콜 전 독일 총리와 프랑수아 전 프랑스 대통령,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립자,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 등 전세계 유명 인사들이 사용하기도 했었다.
왕세자를 수행하는 일행들은 롯데호텔 메인 타워(본관)와 이그제큐티브 타워(신관)로 분산해 투숙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호텔 서울은 서울 시내에서 가장 많은 인원이 한 번에 투숙할 수 있기 때문에 국빈 방문 때마다 대규모 인원이 이곳을 이용해왔다. 이번에는 빈 살만 왕세자와 수행 인력을 위한 객실 400개가 이미 예약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추정 재산은 2조 달러(한화 약 2800조원)로, 아랍 왕자 만수르보다 10배 이상 많은 금액이다.
총 사업비 5000억달러(한화 약 710조원)에 이르는 세계 최대 규모 인프라 사업인 네옴 시티 프로젝트 수주전에 뛰어든 국내 대기업들은 이번 방한 일정이 절호의 기회가 될 수밖에 없다. 이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네옴 시티의 터널 공사를 수주했다.
빈 살만 왕세자가 추진하는 핵심 사업이자 초대형 스마트 신도시 프로젝트로, 전체 부지만 2만 6500㎢로 서울 면적의 44배에 달한다. 탄소 배출 `0`의 친환경 도시를 표방하는 네옴 시티는 거주 지역 5분 거리에 사무실·상점·병원·학교·문화시설 등이 모두 갖춰진 미래 도시를 추구한다. 2030년까지 거주 인구 100만명, 장기적으로 900만명까지 기대하고 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오는 15~16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한국을 찾을 계획이다. 이에 앞서 칼리드 팔리흐 사우디 투자부 장관이 먼저 입국, 국내 정재계 인사들과 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재계에서는 빈 살만 왕세자가 삼성·현대·SK 등 총수들과의 만남을 진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아울러 윤 대통령도 오는 1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빈 살만 왕세자와 접견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여기에 한덕수 국무총리 등 정부 고위급 인사들이 직접 공항에 나가 빈 살만 왕세자를 영접하는 `국빈급 예우`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한 해 예산보다도 많은 돈이 투입되는 거대 프로젝트에 국내 기업들이 대거 수주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세일즈 외교`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