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건이 국민적 분노를 사고 있는 가운데 '이은해와 공범인 조씨 등이 살인죄를 적용받지 않을 수도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계곡물에 뛰어들라고 부추기기는 했지만 등을 떠미는 등 이씨의 남편이 사망에 이르는 과정에서 구체적 행위가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사실인지 따져 보았다.
◆ 검찰, '부작위에 의한 살인' 혐의로 송치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검찰은 이들이 부작위에 의한 살인을 저질렀다고 보고 있다. ‘부작위’는 ‘마땅히 하여야 하는 일을 일부러 하지 아니함’을 뜻한다. 즉 수영을 전혀 할 줄 모르는 피해자가 계곡에 다이빙 한 뒤, 일부러 구조하지 않아 사망하게 했다는 것이다.
공개된 사건 영상을 보면 수영을 못하는 피해자가 탄 튜브를 조현수와 공범 A씨가 심하게 흔드는 모습이 담겨 있다. 아내인 이은해는 두려움에 떠는 남편의 모습에도 전혀 상황을 저지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2시간 30분 후 피해자는 4m 높이 바위에서 3m 수심의 계곡으로 다이빙해 익사했다.
이은해는 법적으로도 피해자의 위험 발생을 방지할 의무가 있는 사람이다. 법률적 배우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피해자를 구하기 위해 행동할 의무, 즉 ‘보증인 의무’가 있는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반면 조현수는 피해자와 법률적인 관계로 묶여있지는 않다. 하지만 정황상 보증인 의무가 있다고 인정받을 여지는 있다.
조만호 법무법인 지혁 변호사는 “수영을 못하는 피해자의 상황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포괄적으로 본다면 정황상 작위 의무가 인정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 미필적 고의 인정 가능성은? 문제는 부작위에 의한 살인은 법원에서 인정한 경우가 매우 드물다는 점이다. 단순히 구조 행위를 하지 않은 것만으로는 처벌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범행의 고의성이 있었는지 여부도 함께 입증돼야 한다.
조만호 변호사는 “미필적 고의는 최소한 ‘내가 어떤 행동을 했을 때 상대가 죽을수도 있겠다, 혹은 죽어도 어쩔 수 없다’는 개념을 가지고 있을 때 성립한다”며 “고의성을 입증하기 위한 증거가 부족하다면 살인죄가 인정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 검찰, 일반 살인 혐의 검토 중
한편 인천지방법원은 지난 19일 이은해와 조현수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부작위에 의한 살인보다 처벌이 강한 일반살인죄 적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발견된 휴대폰을 디지털포렌식해 이들이 범행을 사전 공모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검찰 수사에서 어떤 증거가 나오냐에 따라 죄목이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