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개혁 하려면 욕먹어도 의원수 늘리자…350~360명 필요”

28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자문위원 간담회
현 16% 불과한 비례대표…30% 이상으로 늘려야 대표성 확보 가능
비례대표 공천 투명화 ‘핵심’…지역구 선거, 소선거구제 바람직
  • 등록 2018-11-28 오후 6:03:54

    수정 2018-11-28 오후 6:16:15

28일 오후 열린 국회 정치개혁 특별위원회 간담회에서 자문위원으로 위촉된 최장집 전 고려대 명예교수(왼쪽 네번째)가 인사하고 있다. 왼쪽 두번째는 김형오 전 국회의장(사진 = 연합뉴스)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승자독식의 정치에서 대화와 타협의 정치로 가기 위해서는 연동형 권역별 비례대표제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의원정수를 늘려야 한다. 국민이 욕하기 때문에 의원정수를 늘릴 수 없다고 생각하지 말고 욕먹고 늘려라. 늘린 다음에 잘하는 게 낫다.” (성한용 한겨레 대기자)

28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간담회에 참석한 자문위원들은 온도차는 있었지만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 선거제도 개혁이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을 드러냈다. 또 선거제 개편이 실질적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비례대표 의원을 대폭 늘려, 전체 의원수를 현 300석에서 350~360석 수준으로 증가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장집 고려대 정치학과 명예교수는 현 대통령제를 유지하면서 선거제도 개편을 하는 이상 ‘최소주의적 개혁’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표성을 확대해 의회 기능을 강화하고 대통령 권력을 효과적으로 균형하기 위해서는 의원수를 350~360명 수준으로 확대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우리나라 국회의원정수는 국회의원 1인당 17만명을 상회한다. OECD평균은 10만명”이라며 “국회의원수를 증원하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의원수를 증원할 때는 비례대표를 증원하는 것이 좋다. 비례의원 구성비를 30%만 되도 80~90명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국회의원 300석 중 비례대표는 약 16%(47석)에 불과하다.

최 교수와 마찬가지로 국회의원 정수 증원을 주장한 김진국 자문위원(중앙일보 대기자)은 국민들이 비례대표 증원에 부정적인 것은 당의 공천구조를 불신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공천제도다. 돈을 받고 자리를 팔거나 혹은 당대표 마음대로 임명하는 것이 아니라 누가 봐도 제대로 된 사람, 전문가를 (비례대표로) 공천해야 한다”며 “공정한 공천제도가 확보되지 않고 의석을 늘리면 큰 재앙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한용 자문위원은 선거제도 개혁 시 불이익을 우려, 소극적으로 나서는 두 거대정당(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그는 “(선거제도를 개혁하면) 군소정당만 엄청나게 이익을 보고 1,2당은 망하는 것 아니냐 하는데 그렇지 않다”며 “지금은 비례대표가 몇 석 안 되니 미래정치에 투자한다고 정의당 등에 찍는 분들이 많지만 내가 투표하는 만큼 국회의원이 된다면 과연 정의당과 바른미래당 의석이 늘어날지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이날 참석한 자문위원들은 선거제 개혁 방향으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해야 한다는데도 대부분 의견을 같이 했다. 또한 현 지역구 선거는 중대선거구(1개의 선거구에서 2~3인의 대표를 선출)보다는 현재처럼 소선거구제(1개의 선거구에서 최다득표자만 선출)가 적합하다고 주장했다.

김형오 자문위원(전 국회의장)은 비례대표의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직능 또는 전문성을 대표해야 하는 비례대표들이 국회 입성하는 순간 지역구 공천을 받기 위해 본분을 잊고 당론에 충실한 악숙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비례대표가 획일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으면 안 된다. 현재 당론에 가장 앞장서는 사람들이 비례대표 국회의원들”이라며 “(비례대표에게) 비싼 정치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데 이런 부분은 고쳐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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