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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국극 1세대 조영숙 명인이 2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화관 대극장에서 열린 ‘제11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시상식에서는 조영숙X장영규X박민희 ‘조 도깨비 영숙’(제작사 세종문화회관)으로 국악 부문 최우수상을 거머쥔 후 이같이 말했다.
앞서 아이돌 그룹 트렌지의 공연 이후 무대에 선 조 명인은 “익숙하지 않아서 가슴이 벌렁벌렁하다”라며 “그만큼 세대차이가 느껴지는데, 그런 곳을(콘서트) 한번도 못가봤다”고 공연을 본 소감을 전했다.
이어 “51년부터 지금까지 여성국극을 놓지 못하고 지금까지 하고 있다”라며 “진흙 속에 있는 진주를 꺼내는 분들이 있다”며 ‘조 도깨비 영숙’을 제작한 세종문화회관에 고마운 마음을 밝혔다.
조 명인은 “전쟁 중에서도 화려하게 고공행진을 했는데 점점 사그라들고 있다”며 “여성 국극이 무너지면 우리나라의 한 축이 무너지는 것”이라며 여성 국극에 대한 관심을 당부하기도 했다.
세종문화회관의 여름 시즌 프로그램 ‘싱크 넥스트 24, 조영숙X장영규X박민희: 조 도깨비 영숙’(2024년 7월 26~27일, 세종문화회관 세종S씨어터)은 장영규 음악감독과 박민희 중요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 이수자가 70여 년 전 전란의 소용돌이에서 한없이 반짝였던 ‘여성국극’ 1세대 조영숙 명인을 마주하는 공연이다. 장영규 감독이 오랜 시간 음악적으로 교감하며 소통해온 박민희와 함께 한 시대를 강렬하게 풍미했던 조영숙 명인의 삶과 예술을 조우하며 관객들에게 잊을 수 없는 경험을 선사했다. 조영숙 명인이 수천 번 공연한 ‘선화공주’ 전막을 올렸지만, 그가 선화공주를 연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기에 서동, 왕, 철쇠, 석품까지 1인 5역을 맡았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조영숙 선생님이)저를 볼 때마다 감사하다고 한다. 들을 때마다 황송하다”라며 “이분들이 있어서 제가 있다”고 화답했다.
안 사장은 “요즘 ‘정년이’로 주목을 받는데 뮤지컬, 오페라가 있기까지 전통을 이어온 것이 창극이다”라며 “우리를 되돌아보면서 다시 창극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세종문화회관은 ‘시대를 선도하는 아티스트와 블랙박스 시어터의 만남’을 모토로 공연 브랜드 ‘싱크넥스트’를 2022년 론칭하고 매년 여름 시즌마다 블랙박스 공연장인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폭넓은 장르의 아티스트들의 실험적인 공연을 선보인다.
심사위원단은 여성국극의 역사인 조영숙 명인이 90세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열정적인 무대를 꾸민 것에 높은 점수를 줬다. 치열한 논의 끝에 세종문화회관 싱크넥스트24 ‘조영숙X장영규X박민희-조 도깨비 영숙’를 최우수작으로 선정했다. 심사위원단은 “조영숙 선생님을 통해 여성국극이 2024년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는 힘이 생긴 것 같다”며 “90세 명인의 굽은 등에서 보여주는 예술성이 있는 작품”이라고 평했다.
‘이데일리 문화대상’은 연극·클래식·무용·국악·콘서트 등 총 6개 공연 분야를 아우르는 시상식이다. 올해로 11회째를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