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 독 성분, 반려동물 피부질환 치료에 효과”

농진청, 봉독 원료 반려동물 세정제 개발
  • 등록 2018-04-16 오후 6:47:23

    수정 2018-04-16 오후 6:47:23

봉독 채집 모습. 사진=농촌진흥청


[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벌의 독 ‘봉독’이 반려동물 피부질환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농촌진흥청은 대학·산업체와 함께 2년 동안 연구한 결과 봉독이 개·고양이 등 반려동물 피부질환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걸 확인하고 봉독을 활용한 반려동물 세정제를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반려동물은 대개 집 안에서 생활하는 탓에 영양 불균형이나 운동 부족으로 털이 빠지고 딱지가 생기는 등 만성 세균성 피부염에 자주 시달린다.

농진청은 반려동물의 피부질환을 유발하는 피부사상균인 적색백선균, 백색종창균, 선모상 표피균 세 가지 균에 0.0001~10% 농도의 정제 봉독을 첨가한 결과 봉독 농도가 클수록 강한 향균 효과를 보인다는 걸 확인했다. 표피포도구균에 대한 향균 효과도 있었다. 동물 임상실험을 통해 봉독의 개 아토피 피부염에 대한 예방·치료 효과도 확인했다. 실험용 생쥐에 아토피를 유발하는 오발부민을 주사한 후 10㎍/㎏의 봉독을 주사한 결과 천연보습인자 필라그린 생성량이 정상군으로 회복했다. 봉독 미주사 생쥐는 필라그린 생성량이 크게 줄었다.

농진청은 이 실험 결과를 토대로 봉독을 주 원료로 한 세정제를 개발해 특허출원(10-2017-012582)하고 업체에 관련 기술(10-1340467, 10-1424105)를 이전해 샴푸, 케어 제품 등 상용화를 추진한다.

최근 국내에는 반려동물 제품 수요가 증가와 함께 반려동물 세정제 필요성이 나왔으나 대부분 수입에 의존해 왔다. 기존 제품은 화학 성분 탓에 연약한 반려동물의 피부에 또 다른 트러블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란 게 농진청의 설명이다. 한상미 농진청 잠사양봉소재과 연구관은 “국내 양봉농가에서 생산한 봉독으로 세정제를 개발해 양봉농가 소득에 이바지하는 것은 물론 세계 시장에 우리 봉독의 우수성을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상용화한 정제 봉독 모습. 사진=농촌진흥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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